뿌리 / 성백군
땅 위에 나오면
망하는 줄 알고 흙만 파다가
사는 게 너무 팍팍하여
죽을 각오를 하고 나와봤더니
알겠다
내가 위대한 줄을,
나뭇가지가 하늘에 길을 내고
잎이 빛과 함께 춤을 춘다
다, 내가 키운 내 새끼인 것을
서툰 이민 생활
내 비록
귀 막혀 입 닫고 벙어리로 살았지만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더니
덕에, 풍광이 좋구나
행복하면
세상이 시기하겠지 싶어
내친김에, 등산길에 계단 되어 주었더니
산객들 밟고 간다. 나는 더욱 반짝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