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어느 이른 아침
꽃들이 자리를 비운 아카시아 푸른 가지에
작은 새 한 마리 아른거리네
가만히 보니
저 눈동자 아름차게 반짝이고,
째그르, 째그르르, 고운 울음소리는
금으로 연단된 하늘의 비밀
고 짧은 며칠 사이
웃음인 듯 찰랑거리네
하루 낮 같이 10년 피앓이로
붉게 연단된 꽃 같은
새야, 가슴 푸른 파랑새야
기다려다오,
기다려다오,
아침의 빛 환하게 비쳐올 때까지
그러나
바람이 불고,
아, 작은 잎새 하나 떨어진다
가을이 성큼, 익는다.
(2016 7월 19일 10년의 골수암의 투병을 끝낸 아들을 위해,-“잎새 하나” 곽상희)
T S Elliot의 ‘황무지’에서는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는 말이 있어요. 그것이 잔인하다고. 또 그는 말했어요.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차라리 그가 상실한 고통의 기억을 잊고 살 수 있는 겨울, 그 겨울을 ‘오히려‘ 따뜻했다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가산도 탕진하고 인생의 극심한 고통과 절망의 시기를 지나온 그에게 ’황무지’는 위로가 될 수 있었는지....
초겨울 숲속의 낙엽처럼 인간들의 삶을 덮고 있는 비극, 그 비극의 소란스러움, 한 나라의 오늘과 내일이 어지러운 시대, 그것에 비하면 한 사람 너와 나의 고통이나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끄러운 결론, 엘리옷은 ‘작년 뜰에 심은 시체에 싹이 트기 시작했나?. ' That corpse you planted last year in your garden, Has it begun to sprout? Will it bloom this year? Or has the sudden frost disturbed its bed? O keep the Dog far hence, that friend to men, Or with his nails he'll dig it up again... '
인간은 겨울 뜰에 자기의 불행과 죽은 자를 묻어놓고 망각을 원하지만 4월이 되고 봄이 오면 거기서 봄의 싹이 트고 꽃이 피지요.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이런 보따리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그러나 그 분은 우리에게 죽음의 현장에서 은총을 베풀어 의로운 승리의 깃발을 꽂기를 원하지요. 또 다음의 전쟁을 위해, 최후의 승리를 위해, 그래요 최후의 그날까지, 그것이 무상의 선물, 달려가는 인간에게는 말이에요.
그러나 Elliot은 세기말적 고통과 절망에서 외치고 있어요. 'What shall I do now? What shall I do? ' ' I shall rush out as I am, and I walk th street' 'With my hair down, so. What shall we do tomorrow? ' What shall ever do?'
지금 뜨거운 7월, 엘리옷을 들먹이는 일, 이런 일이, 의아스러운가요? 또다시 뜨거운 이 7월에, 아니, 뜨거우니까 그를, 그러나 인생은 아름답다고. 인생은 생이기에 아름다워야 한다고, 아니 아름답지 않아도 인생은 이렇게 외칠 수 있어야한다고, 누가 뭐라 하든.
제 곁에는 아름다운 친구 하나가 있어요. 은퇴하신 남편의 심한 우울증과 술로 인해 한시도 평안할 수 없었던 그는 신앙심으로 꾸준히 지겹도록 견디며 잦은 여행으로 그를 다독이다가 결국 남편은 신앙으로 돌아오고 이젠 여행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가요. 그래요. 생은 누구에게나 선물이지요. 감사하며 찬미하며 가슴 깊이 품어야 할, 최선의 부름에 최선의 죄 없는 순종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떼어야 할, 제게도 간 아들은 아름다운 선물이었다고 감사하며 하나님을 찬미한다고..... 그것은 제게 주어진 최상의 길, 7월은 지금 뜨겁지만 뜨거운 태양은 우리의 9월과 10월을 익게 하지요. 머지않아 아름다운 가을이 익고 익어서.... 아디유! 또 뵈어요 7월 마지막 토요일에 646 283 5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