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2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겨울 나무는
벌거벗은 사람이다

내 서재 밖에서 혼자서만
땅과 45도 각도로 뾰족하게
꼼짝달싹하지 않고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수직으로 뻗은 다른 나무들 허리를
슬쩍 가로 지른다
다른 나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놈이 왜 이래?” 한다

그 겨울 나무는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사람이다
말도 못하고
모순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피부가 거무티티하고
키만 형편없이 큰 사람이다
땅과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채
허리가 삐딱하게 휘어져도 아픈 줄 모르고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그냥 그대로 서 있을,
늦은 오후 비라도 죽죽 내리는 날에는
남 몰래 엉엉 울고 있는 사람이다

© 서 량 2005.02.17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1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4.24 265
490 내 마음의 보석 상자 강민경 2008.04.22 302
489 새벽길 이월란 2008.04.22 155
488 꿈길 이월란 2008.04.21 222
487 침략자 이월란 2008.04.20 112
486 도망자 이월란 2008.04.18 159
485 춤추는 노을 이월란 2008.04.17 119
484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4.16 109
483 꿈꾸는 구름 강민경 2008.04.15 235
482 단풍 2 이월란 2008.04.15 81
481 동목(冬木) 이월란 2008.04.14 147
480 스페이스 펜 (Space Pen) 이월란 2008.04.13 198
479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4.11 255
478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4.10 209
477 물 위에 뜬 잠 이월란 2008.04.09 300
476 푸른 언어 이월란 2008.04.08 232
475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8
474 시인을 위한 변명 황숙진 2008.04.05 239
473 겸손 성백군 2008.04.04 145
472 꽃불 성백군 2008.04.04 145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