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詩 신 영
지나는 길목에서 보았을 뿐
만진 일도 없이 돌아왔는데
내 온몸에 돋아난 붉은 열꽃은
당신을 똑 빼닮았습니다
몸에 핀 꽃이야 지면 그만인데
마음에 핀 열꽃은 다 마르지 못해
붉게 돋아나고도 모자라 꽃핀 자리마다
진물이 짙게 올라 맺히다 떨어집니다
진하게 아플 만큼 아파야 낫는다는데
열꽃이 지난 자리마다 새살이 돋아 오르고
살갗에 바람이 스쳐야
꾸둑꾸둑 굳어진다는데….
어제 지난 바람은 오지 않고
기다림에 지친 하루가 익어가고
밤이슬에 젖어 붉게 돋아오른 살갗은
못 견딜 가려움증에 새벽을 또 맞습니다
도려내지도 못할 불치병처럼
온몸에 번져 자국을 만들더니
뚝뚝 흐르던 진물이 살갗을 뚫고 흘러
깊은 그리움의 웅덩이에 고였습니다
퍼내고 퍼내도 자꾸만 차오르는 물처럼
도려내고 도려내도 돋아오르는 새살처럼
당신의 그리움은 포이즌 아이비로
내 깊은 가슴 속에 퍼져 있습니다
07/09/2008.
하늘.
------------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는,
옻나무과(─科 Anacardiaceae)에 속하며
흰색의 열매를 맺는 2종(種)의 목본성 덩굴식물
2008.07.22 16:09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조회 수 355 추천 수 1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57 | 시 | 별천지 | 하늘호수 | 2017.12.12 | 312 |
1756 | 식당차 | 강민경 | 2005.09.29 | 311 | |
1755 | 석간송 (石 間 松 ) | 강민경 | 2007.05.06 | 311 | |
1754 | 부동산 공식 | 김동원 | 2008.05.06 | 311 | |
1753 | 시 | 엄마는 양파 | 강민경 | 2019.11.06 | 311 |
1752 | 티 | 유성룡 | 2006.03.28 | 310 | |
1751 | 코리안 소시지 | 박성춘 | 2007.06.20 | 310 | |
1750 | 시 | 나뭇잎 자서전 | 하늘호수 | 2015.11.24 | 309 |
1749 | 아내에게 | 이승하 | 2007.04.07 | 308 | |
1748 | 모래시계 | 윤혜석 | 2013.07.05 | 308 | |
1747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308 |
1746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8 |
1745 | 수필 | 수레바퀴 사랑-김영강 | 오연희 | 2016.03.09 | 308 |
1744 | 시 |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2.04 | 308 |
1743 | 노래 하는 달팽이 | 강민경 | 2008.03.11 | 307 | |
17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07 |
1741 | 두 손을 마주하여 그리움을 만든다 | 백야/최광호 | 2005.09.15 | 305 | |
1740 | 유월의 하늘 | 신 영 | 2008.06.11 | 305 | |
1739 | 시 |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 하늘호수 | 2016.05.22 | 305 |
1738 | 시 |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 박영숙영 | 2020.01.10 | 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