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초록 잔디밭에
여린 풀꽃들이
밤하늘에 별처럼 돋보입니다
너무 작아
살펴보게 되고
이름을 몰라 머리를 굴리다 보면
정이 들고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크고, 화려했다면
천지가 다 아는 유명 꽃이었다면
세상살이 변변치 못한 내게
눈길이나 주었겠습니까
그냥 지나치기가 섭섭해서
들여다보고 가려는데
노쇠한 마음에도 저절로 들어오는 저 풀꽃들,
오래되어 잊어버린 유년의 동무들이 생각나고
사느라 잃어버린 길목, 농담 같은 게 일어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