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4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32
593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32
592 연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23 132
591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2 132
590 시조 희망希望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1 132
589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31
588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31
587 빛에도 사연이 강민경 2019.06.06 131
586 하와이 등대 강민경 2019.11.22 131
585 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06 131
584 시조 그립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6 131
583 사과껍질을 벗기며 곽상희 2021.02.01 131
582 텍사스 블루바넷 영상시 / 박영숙영 file 박영숙영 2021.03.27 131
581 시조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9 131
580 시조 실 바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4 131
579 혈(血) 강민경 2013.02.28 130
578 시조 회원懷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3 130
577 기성복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9 130
576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30
575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Board Pagination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