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1 21:12

과수(果樹)의 아픔

조회 수 21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늙은 과수(果樹)가
발 밑에 떨어진 낙과를 바라보며
오열을 참고있다

멍들고 깨어지고 갈라진것들이
부실해서 당한 재난이라고
옆가지 잘려나간 자리, 하얗게
생으로 드러낸 채
머리채를 쥐어뜯듯 나뭇잎을 뜯어내고 있다

그건, 간밤에
예고없이 닥친 태풍 때문이라는
위로의 말도 들리지만
그게 싫어서
입술을 깨물며 통곡을 참고있다

그럴때마다
죽은듯이 숨죽이며 땅속에 숨어있던 뿌리가
죄인이라 여겨 주눅던 마지막 자존심이
죽을 힘을 다해 용을 쓰고있다
굵은 힘줄이 여기저기 땅위로 솟구쳐
땅속을 얽어 매는것이다

태풍 때문이 아니라고
내가 부실해서 그렇다고
아직 내 품에는 남은 자식들이 있다고
오열을 참으며 불끈불끈 힘을 쓰고있다
가을해가 헉헉거리며 단내를 토해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7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300
556 어린날 이은상 2006.05.05 301
555 수필 감사 조건 savinakim 2013.12.25 301
554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301
553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301
552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301
551 수필 Here Comes South Korea / 달리기 수필 박영숙영 2016.04.29 301
550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301
549 내 마음의 보석 상자 강민경 2008.04.22 302
548 기타 2017 1월-곽상희 서신 오연희 2017.01.10 302
547 풀 잎 사 랑 성백군 2005.06.18 303
546 회상 강민경 2005.09.05 303
545 백화 savinakim 2014.05.13 303
544 새벽에 맞이한 하얀 눈 강민경 2006.02.27 304
543 살아 갈만한 세상이 김사빈 2006.06.27 304
542 원 ․ 고 ․ 모 ․ 집 김우영 2013.10.10 304
541 시조 흑백사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5 304
540 두 손을 마주하여 그리움을 만든다 백야/최광호 2005.09.15 305
539 유월의 하늘 신 영 2008.06.11 305
538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05
Board Pagination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