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밟지 말라, 아프다
어떤 빗방울은 바다에 떨어지고
또 다른 빗방울은 강에 떨어져
살기가 넉넉한데, 나는 길바닥에 떨어져
하루하루 견디기조차 버겁다
왜, 밟아
그래도 살겠다고 모여
산도 넣어보고, 하늘도 담아 보는데
구정물 튀기지 말라
바짓가랑이 더럽히고 미끄러지면
몸 상한다
운 좋아, 높은 자리에 올라
권세를 누리는 자들아
서민 아껴라
길바닥에 고인 물이 먼저 비상하여
나라를 살리는 단비가 되는 줄을
네가 알랴
1404 – 0706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