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3 18:41

불타는 물기둥

조회 수 2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불타는 물기둥/강민경

 

 

         고층 아파트 불빛들이

         알라와이 운하에 뛰어들어

         물살을 헤집고 들어와

         물살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물속 어둠의 입자를 밀어냅니다

 

활활 타오르는 저 저울질

일렁이는 몸과 몸을 포갠 횃불이

자신을 태워서 열기를 뿜어냅니다

잠든 물고기들 깨워놓고, 그래도

성에 안 찬 듯

         흐르는 물 위에 불을 지릅니다

 

물이면 물, 불이면 불

하나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나를

깨우치려는 듯

물과 불이 엉켜 세운 물기둥 불이

어둠 속에서 눈부십니다

 

         물의 불꽃, 불의 물꽃들이

출렁거리며 이글거리며 알라와이 운하에서

세를 늘리는 밤

나는 어느 쪽에 서야 좋을지, 답답함도 잊고

그저 좋아서 졸음도 잊은 채

멍청해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0 풀에도 은혜가 있으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8.24 161
1009 갑질 하는 것 같아 강민경 2015.08.22 217
1008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94
1007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8 104
1006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23
1005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file 박영숙영 2015.08.15 340
1004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99
1003 꽃, 지다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0 272
1002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2015.08.10 449
1001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603
»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25
999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박영숙영 2015.08.02 272
998 7월의 유행가 강민경 2015.07.28 291
997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311
996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47
995 7월의 숲 하늘호수 2015.07.22 390
994 수필 아파트 빨래방의 어느 성자 박성춘 2015.07.16 536
993 수족관의 돌고래 강민경 2015.07.15 368
992 나 같다는 생각에 강민경 2015.07.13 271
991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13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