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무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 


*이채 시인: 55세. 제 8 시집 ‘’중년의 고백‘’으로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됨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5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129
2124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170
2123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65
2122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193
2121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15
2120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23
2119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192
2118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190
2117 준비 김사빈 2005.12.05 260
2116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06
2115 신 내리는 날 성백군 2005.12.07 210
2114 12 월 강민경 2005.12.10 196
2113 누나 유성룡 2005.12.14 330
2112 발자국 성백군 2005.12.15 181
2111 동백의 미소(媚笑) 유성룡 2005.12.15 251
2110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89
2109 새 날을 준비 하며 김사빈 2005.12.18 238
2108 전구 갈아 끼우기 서 량 2005.12.18 439
2107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이승하 2005.12.19 716
2106 년말 성백군 2005.12.19 257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