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시 - 부부 밥솥 / 김영교

2017.01.25 17:30

김영교 조회 수:59

부부 밥솥 / 김영교


생쌀 알갱이 낱낱이 만나
한 솥밥되는 연분


마주보며 다가가 그리고 밀어내며 붙어
뜨거운 열 견딘다
서서히 나를 버리고
너에게로 가
안고 안기며
기다림의 솥뚜껑을 덮어쓰고 익어간다

딱딱한 자아는 썩은 이빨인가

씹을 수 없어 뽐아버리는 결단

견딤, 그 뜨거운 김 속에서
부글부글 절정의 순간
뜸 들어야 탄생되는 관계
'부부 우리'

바람이 턱없이 불 때에도

설익어 익히고 익도록

불때고 지피고 태워

속 타는 불
그 너머


그이 출타가 솥바닥 쭉 긁어낸다

미운 밥은 간곳없고
고운 정 누룽지 한 보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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