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02:17

나쁜엄마-고현혜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나쁜 엄마
-고현혜(1964~) 


이런 엄마는 나쁜 엄마입니다.
 
뭐든지 맛있다고 하면서 찬밥이나 쉰밥만 드시는
옷이 많다고 하면서 남편의 낡은 옷까지 꿰매 입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밤새 끙끙 앓는 엄마.  
 
한평생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않고
왠지 죄의식을 느끼며
낮은 신분으로 살아가는 엄마.  
(…)
자식을 위해 모두 헌신하고
더 줄 게 없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엄마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난 여러분께 나의 나쁜 엄마를 고발합니다. 



고현혜, 타냐 고 시인은 미국 LA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 1.5세 시인이다.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시를 쓴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재작년 서울에 왔을 때 타냐의 시에 나오는 ‘나쁜 엄마’는 사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는 희생적인 ‘좋은 엄마’가 아니냐고 말하고 웃었다. 정말 왜 우리는 늘 자식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거지?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해서 늘 죄의식을 느끼는 거 아닐까? 20세기식 엄마는 이제 가도 좋으련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28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1
1727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박영숙영 2020.01.10 301
1726 백화 savinakim 2014.05.13 300
1725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00
1724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00
1723 물 위에 뜬 잠 이월란 2008.04.09 299
1722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98
1721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97
1720 수필 Here Comes South Korea / 달리기 수필 박영숙영 2016.04.29 297
1719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296
1718 내 마음의 보석 상자 강민경 2008.04.22 296
1717 정원에 서있는 나무 강민경 2009.01.20 296
1716 수필 감사 조건 savinakim 2013.12.25 296
1715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296
1714 첫경험 강민경 2006.04.08 295
1713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295
1712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294
1711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94
1710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4
1709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