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7 17:37

쥐 잡아라 / 성백군

조회 수 2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쥐 잡아라 / 성백군

 

 

여보, 내 다리

자다가 깨어 다리가 아프다며 종아리를 주무르는 아내

나도 함께 거든다

 

쥐다!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찾아오는 쥐

옛 초등학교 시절

꼬리 끊어 학교에 바쳤던 꼬리 없는 그 쥐가

쥐가 되어 60년 만에 찾아온 건가?

그동안 맺힌 한을 풀겠다고 날을 세운다.

 

쥐새끼님,

사실은 좀 창피한 일이지만

그때 쥐새끼님 꼬리는 다 쥐새끼님 꼬리가 아니고요

반은 오징어 뒷다리와 무 꼬랑지지요

껍질을 벗기고 숯검정에 버무린 가짜 꼬리입니다

당신을 위하여 자비를 베푸느라 선생님까지 속였는데…,

이제 알았으면 좀 나가 주시지요

마지막 경고입니다. 말 안 들으면 다시

다락 양쪽 창에 구멍을 뚫고 어머니 할머니를 불러

창 바깥 구멍에 부대를 대고 선전포고를 할 것입니다.

다락 안 내 막대기의 살기가 어떤지는 쥐새끼님이 더 잘 아시겠지요?

당신은 부대 안에 든 귀한 쥐놈이 될 거고요

 

여보, 마누라

나 왜 이래, 자꾸 발바닥이 비틀려

칠십 대 쥐는 공갈쳐도 안 속고 오히려 대드니

오징어 뒷다리, 무 꼬랑지 같은 것으로

쥐 잡았다고 약수 쓰지 말고

음식 가려먹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살살 달래야 한다고

동네공원 산책길 코스가 날마다 저녁때가 되면

쥐 잡아라. 쥐 잡으라 하며 나를 부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0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226
»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236
1228 석양빛 강민경 2017.07.22 215
1227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231
1226 임 보러 가오 강민경 2017.07.15 195
1225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227
1224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01 149
1223 사람에게 반한 나무 강민경 2017.07.01 158
1222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file 오연희 2017.06.30 184
1221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98
1220 물 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25 235
1219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226
1218 납작 엎드린 깡통 강민경 2017.06.18 219
1217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313
1216 길 잃은 새 강민경 2017.06.10 226
1215 초여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0 223
1214 터널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6.05 287
1213 바람의 면류관 강민경 2017.06.01 225
1212 그리운 자작나무-정호승 미주문협 2017.05.31 309
1211 꽃의 결기 하늘호수 2017.05.28 218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