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31 06:17

봄 볕

조회 수 282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볕


볕으로 나와 선 병아리처럼
노오란 색실로 가지런히 엮은 처마 밑에선
봄날이 기지개를 펴느라 한창이다
텁텁한 이불 속에서 가득이나 웅크리던 온기가 끝내 아쉬워
창 너머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미는 아침상에서 도리어
호기심이 민망하기만 하다
도무지 회신이 없을 것 같던 메일 통에 쌓여진 수북한 답장 속에
그리움도 함께 떠내 보내 줄 청구서가 있을까
간단한 사인 하나만으로 payoff 될 수 없는 실연처럼
계속해서 반송되어 오는 수취인불명의 수화물들을 뒤지느라
온통 방안은 엉망이 되어간다
그렇게 시작한 추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어느 새 담 하나 사이로 이렇게까지 부쩍 자라난 아침 햇살꼬리가
따스한 줄 모르고 지낼 줄이야
그 담 하나 사이로 낮 병아리처럼 졸다가 가버린 햇살이
그어놓은 촘촘한 노크자국모양 난 손금을 보고서야
아 그렇구나!
차가움을 털고 일어설 솜털같은 바람이 불어오는구나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69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85
1668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1667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4
1666 정신분열 박성춘 2007.10.28 283
1665 이슬의 눈 강민경 2013.08.01 283
» 봄 볕 천일칠 2005.01.31 282
1663 이해의 자리에 서 본다는 것은 김사빈 2008.01.23 282
1662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2
1661 빈방의 체온 강민경 2005.08.18 281
1660 초가을인데 / 임영준 뉴요커 2005.09.12 281
1659 너를 보고 있으면 유성룡 2006.05.27 281
1658 선잠 깬 날씨 강민경 2013.02.13 281
1657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1
1656 밴드부 불량배들 서 량 2005.08.03 280
1655 신아(新芽)퇴고 유성룡 2006.03.03 280
1654 날지못한 새는 울지도 못한다 강민경 2008.10.12 280
1653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80
1652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0
1651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8
1650 준비 김사빈 2005.12.05 277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