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브러시가 밤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연거푸 일자로 입을 다무는 놋쇠의 징
애국가만큼 편안한 멜로디다, 이것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할 때
갈대숲 찬바람에 흔들리는 멜로디다
쇠 브러시가 벽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결사적으로 반항하는 놋쇠의 징
좋아하는 아픔이 터지는 노래다, 이것은
겨우내내 물새들 목놓아 끼룩대는
강변숲 동상 걸린 나무들이
퍼렇게 질려 쓰러지는 풍경이다
따스한 혈액이 골수에 스민다
돌대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댄다
노래 끝에서 두 번째 소절 첫 박자에
7도 화음이 욱! 하며 울리는 소리다, 이것은
물릴 수 없는 사랑처럼 서글픈 멜로디다
© 서 량 2005.03.21 (시문학, 2005년 5월)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27 | 날지못한 새는 울지도 못한다 | 강민경 | 2008.10.12 | 277 | |
1726 | 버팀목과 호박넝쿨 | 성백군 | 2008.10.21 | 197 | |
1725 | 과수(果樹)의 아픔 | 성백군 | 2008.10.21 | 212 | |
1724 | 갈치를 구우며 | 황숙진 | 2008.11.01 | 482 | |
1723 |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1) | 박영호 | 2008.11.12 | 560 | |
1722 | 언어의 그림 그릭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2) | 박영호 | 2008.11.12 | 626 | |
1721 | 저, 억새들이 | 성백군 | 2008.11.20 | 152 | |
1720 | 고백 | 강민경 | 2008.11.21 | 230 | |
1719 | 그리운 타인 | 백남규 | 2008.12.10 | 99 | |
1718 | 배꼽시계 | 강민경 | 2008.12.20 | 361 | |
1717 | 그대 가슴에 | 강민경 | 2009.01.06 | 219 | |
1716 | 선인장에 새긴 연서 | 성백군 | 2009.01.09 | 346 | |
1715 | 정원에 서있는 나무 | 강민경 | 2009.01.20 | 293 | |
1714 | 개펄 풍경 | 성백군 | 2009.01.22 | 85 | |
1713 | 가장 먼 곳의 지름길 | 박성춘 | 2009.01.22 | 200 | |
1712 | 일 분 전 새벽 세시 | 박성춘 | 2009.01.24 | 277 | |
1711 | 열쇠 | 백남규 | 2009.01.28 | 84 | |
1710 | 태양이 떠 오를때 | 강민경 | 2009.01.31 | 263 | |
1709 | 가르마 | 성백군 | 2009.02.07 | 369 | |
1708 | 생명책 속에 | 박성춘 | 2009.02.07 | 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