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브러시가 밤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연거푸 일자로 입을 다무는 놋쇠의 징
애국가만큼 편안한 멜로디다, 이것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할 때
갈대숲 찬바람에 흔들리는 멜로디다
쇠 브러시가 벽을 애무한다, 끊임없이
결사적으로 반항하는 놋쇠의 징
좋아하는 아픔이 터지는 노래다, 이것은
겨우내내 물새들 목놓아 끼룩대는
강변숲 동상 걸린 나무들이
퍼렇게 질려 쓰러지는 풍경이다
따스한 혈액이 골수에 스민다
돌대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댄다
노래 끝에서 두 번째 소절 첫 박자에
7도 화음이 욱! 하며 울리는 소리다, 이것은
물릴 수 없는 사랑처럼 서글픈 멜로디다
© 서 량 2005.03.21 (시문학, 2005년 5월)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05 | 시조 |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12.31 | 283 |
1704 | 장 마 | 천일칠 | 2005.01.11 | 282 | |
1703 | 손님 | 강민경 | 2005.12.20 | 282 | |
1702 | 풍차의 애중(愛重) | 강민경 | 2013.04.26 | 282 | |
1701 | 이슬의 눈 | 강민경 | 2013.08.01 | 282 | |
1700 | 시 | 감나무 같은 사람 | 김사빈 | 2014.06.14 | 282 |
1699 | 시 |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 하늘호수 | 2016.10.20 | 282 |
1698 | 시 | 이국의 추석 달 | 하늘호수 | 2017.10.07 | 282 |
1697 | 바람난 첫사랑 | 강민경 | 2013.07.07 | 281 | |
1696 | 시 | 구름의 속성 | 강민경 | 2017.04.13 | 281 |
1695 | 시 |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 유진왕 | 2021.07.18 | 281 |
» | 밤에 듣는 재즈 | 서 량 | 2005.05.17 | 280 | |
1693 | 생선 냄새 | 서 량 | 2005.07.24 | 280 | |
1692 | 너를 보고 있으면 | 유성룡 | 2006.05.27 | 280 | |
1691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280 |
1690 | 시 | 가을비 | 하늘호수 | 2017.10.22 | 280 |
1689 | 시 |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2.04 | 280 |
1688 | 시 |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6 | 280 |
1687 | 시조 | 흑백사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5 | 280 |
1686 | 꽃잎의 항변 | 천일칠 | 2005.02.28 | 2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