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8 06:56

일상이 무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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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료하면  다가오는 것은
잿빛 하늘에  나폴 나폴 날아오는 무기력 함이다 .

하루가 매일 새롭게 깨어나기를 바라며
눈을 뜨면 담장 울타리에 검은 챙으로 치인
아침이 깨어난다.    

담벼락에 쓰인 누구하고 누구는 물음표가  
눈을 흘기며 처다 본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면
유년도 걸어 나오고

암울하던 학창이 시절
군복에 까만 물들여 입은 미아리가 고개를 넘고 있다

선뜩 내키지 않던 이민 길
공항에서 영어를 몰라서 핫도그만 먹고
죽음과 마주섯던 막내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제몫을 하고

내 이웃들이 하나씩 제집으로 돌아간 것이
수채화로 그려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담장 안에 갇힌 멍멍개 한몫을 한다고
짖어대는 것이 살아 있음을 아우성으로 오고
문 앞에 이르기 전에 우리에 갇힌 나리 우리가
여기 있다고  정체성을 노크 한다

문화와 습성이 다른 곳에서 정체성은 동화이다
어떻게 익숙하여 닮아 가면서 잘 살 것 인가

실핏줄 툭툭 불거지던 생존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옮겨다 심은 가지가
빽빽한 나무 숲 사이에서
빠끔히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

뜰에 심은 봉숭아 도라지 사이의 흙을 뒤집으면
그 속에도 미물이 살아 있음을 알려온다

일상이 무기력하여  
골목마다 내다 버린 문화를 엿 보고,
뒤쳐 나온 삶을 드려다 보면서
뜰 악의 흙을 뒤집으면 잔잔히 찾아오는 쉼이 있다 .

흙은 우리가 돌아갈 영혼의 쉼터 인 것을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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