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8 06:56

일상이 무료 하면

조회 수 598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상이 무료하면  다가오는 것은
잿빛 하늘에  나폴 나폴 날아오는 무기력 함이다 .

하루가 매일 새롭게 깨어나기를 바라며
눈을 뜨면 담장 울타리에 검은 챙으로 치인
아침이 깨어난다.    

담벼락에 쓰인 누구하고 누구는 물음표가  
눈을 흘기며 처다 본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면
유년도 걸어 나오고

암울하던 학창이 시절
군복에 까만 물들여 입은 미아리가 고개를 넘고 있다

선뜩 내키지 않던 이민 길
공항에서 영어를 몰라서 핫도그만 먹고
죽음과 마주섯던 막내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제몫을 하고

내 이웃들이 하나씩 제집으로 돌아간 것이
수채화로 그려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담장 안에 갇힌 멍멍개 한몫을 한다고
짖어대는 것이 살아 있음을 아우성으로 오고
문 앞에 이르기 전에 우리에 갇힌 나리 우리가
여기 있다고  정체성을 노크 한다

문화와 습성이 다른 곳에서 정체성은 동화이다
어떻게 익숙하여 닮아 가면서 잘 살 것 인가

실핏줄 툭툭 불거지던 생존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옮겨다 심은 가지가
빽빽한 나무 숲 사이에서
빠끔히 얼굴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

뜰에 심은 봉숭아 도라지 사이의 흙을 뒤집으면
그 속에도 미물이 살아 있음을 알려온다

일상이 무기력하여  
골목마다 내다 버린 문화를 엿 보고,
뒤쳐 나온 삶을 드려다 보면서
뜰 악의 흙을 뒤집으면 잔잔히 찾아오는 쉼이 있다 .

흙은 우리가 돌아갈 영혼의 쉼터 인 것을 알려 준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7 두 손을 마주하여 그리움을 만든다 백야/최광호 2005.09.15 535
2226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547
2225 아이들과갈비 강민경 2005.09.19 589
2224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736
2223 코스모스 길가에서 천일칠 2005.09.26 448
2222 식당차 강민경 2005.09.29 821
2221 가을단상(斷想) 성백군 2005.10.05 475
2220 코스모스 날리기 천일칠 2005.10.10 567
2219 아버지 유성룡 2006.03.12 899
2218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510
2217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525
2216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449
» 일상이 무료 하면 김사빈 2005.10.18 598
2214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546
2213 쌍무지개 강민경 2005.10.18 817
2212 추일서정(秋日抒情) 성백군 2005.10.23 891
2211 가을묵상 성백군 2005.11.06 763
2210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뉴요커 2005.11.11 505
2209 지역 문예지에 실린 좋은 시를 찾아서 이승하 2005.11.11 870
2208 도마뱀 강민경 2005.11.12 8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8 Next
/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