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10:56

여고행(旅苦行)

조회 수 42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그러던 이듬해 따스한 이른 봄 어느 날
왠지 소릿바람이 스치는 충동에
부사리처럼 그녀 집을 향해 달렸다
때마침 그녀는 집 앞에서
울고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감성에 북바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공교롭게도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유는 모르는 근심에 찬 눈매를
부리대는 일이 심상찮았으나
대충 짐작으로 여긴 나는, 그녀를 데리고
옥시글거리는 바닷가에나 가서
머리라도 식힐 겸 출발 한 것이

또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미쳐 생각치 못했다.

적어도
그때는 정확하게 사랑했다
할 수는 없었으나, 이성을 추구하고 있었음은
분명했음으로. 이미 발덧은 손돌이추위에 야기(惹起)된
소루한 날밤을 지새는 눅눅한 바닷가 근교에서
상초(霜草)의 신날을 적셨다

다음날,
감실거리는 해가 뜨고 소롯길엔
낮과 밤이 교차하는 발싸심을 하지만, 또 그 다음날도
소회(所懷)를 달랜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87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78
1986 고향에 오니 김사빈 2006.12.19 421
1985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박영호 2006.12.28 875
1984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887
1983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유성룡 2007.01.09 247
1982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6
1981 기도 성백군 2007.01.18 144
1980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1979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박영호 2007.01.22 914
1978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0
1977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승하 2007.02.23 497
1976 곤지(困知) 유성룡 2007.02.28 211
1975 地久 천일칠 2007.03.08 224
1974 꽃 그늘 아래서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31
1973 시조 짓기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50
1972 노시인 <1> 지희선 2007.03.11 174
1971 우리가 사는 여기 김사빈 2007.03.15 238
1970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2
1969 낙엽 이야기 성백군 2007.03.15 194
1968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193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