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10:56

여고행(旅苦行)

조회 수 46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그러던 이듬해 따스한 이른 봄 어느 날
왠지 소릿바람이 스치는 충동에
부사리처럼 그녀 집을 향해 달렸다
때마침 그녀는 집 앞에서
울고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감성에 북바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공교롭게도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유는 모르는 근심에 찬 눈매를
부리대는 일이 심상찮았으나
대충 짐작으로 여긴 나는, 그녀를 데리고
옥시글거리는 바닷가에나 가서
머리라도 식힐 겸 출발 한 것이

또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미쳐 생각치 못했다.

적어도
그때는 정확하게 사랑했다
할 수는 없었으나, 이성을 추구하고 있었음은
분명했음으로. 이미 발덧은 손돌이추위에 야기(惹起)된
소루한 날밤을 지새는 눅눅한 바닷가 근교에서
상초(霜草)의 신날을 적셨다

다음날,
감실거리는 해가 뜨고 소롯길엔
낮과 밤이 교차하는 발싸심을 하지만, 또 그 다음날도
소회(所懷)를 달랜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50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서 량 2005.11.14 260
2149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53
2148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52
2147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203
2146 유성룡 2006.03.28 326
2145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180
2144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201
2143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85
2142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224
2141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43
»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64
2139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232
2138 고주孤舟 유성룡 2006.03.12 137
2137 시파(柴把)를 던진다 유성룡 2006.03.12 275
2136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78
2135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232
2134 준비 김사빈 2005.12.05 292
2133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53
2132 신 내리는 날 성백군 2005.12.07 228
2131 12 월 강민경 2005.12.10 231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