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8 16:15

전구 갈아 끼우기

조회 수 463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알맞게 낮은
천정에 12개의 전구가 박혀 있는데 글쎄
4개가 불이 나간 거야.
그 중 죽은 전구 하나가 잘 빠지지 않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억지로 비틀다가
반짝하고 불이 들어왔다. 아, 죽지 않았구나.
전구와 전원과의 접속이 부실했던 거다.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도 신(神)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다가 불시에 좋아지는 것!
부활이라는 것도 아마 그럴 거다 하는 생각!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나머지 전구 3개를
마저 간다. 근데 이게 뭐야, 어럽쇼!?
아까 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애써
만지작거려 살려 놓은 전등이 콱, 나가는 거야.
백색 섬광 비슷한 게 번쩍 허공을 절단하더니
그 전구가 아주 간 거야, 나는 어릴 적
청계천에서 배운 욕을 몇 번 내 뱉고
그 전구도 새 것으로 정성껏 갈아 끼웠다.
이제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천장이
환하게 팔 벌리고 손짓하고 있어.
물론 책꽂이 구석구석도 환하지.

© 서 량 2005.11.29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 손님 강민경 2005.12.20 312
169 년말 성백군 2005.12.19 294
168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이승하 2005.12.19 753
» 전구 갈아 끼우기 서 량 2005.12.18 463
166 새 날을 준비 하며 김사빈 2005.12.18 264
165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206
164 동백의 미소(媚笑) 유성룡 2005.12.15 287
163 발자국 성백군 2005.12.15 200
162 누나 유성룡 2005.12.14 356
161 매지호수의 연가 오영근 2009.04.25 683
160 12 월 강민경 2005.12.10 231
159 신 내리는 날 성백군 2005.12.07 228
158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53
157 준비 김사빈 2005.12.05 292
156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232
155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78
154 시파(柴把)를 던진다 유성룡 2006.03.12 275
153 고주孤舟 유성룡 2006.03.12 137
152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232
151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64
Board Pagination Prev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