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5 07:39

방전

조회 수 32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방전/유성룡


시뿌연 잿빛 새벽
한 점 작은 지문으로 독립되어
허황(虛荒)한 바람도 없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
초름한 젖은 유리창 밖으로
숨을 죽일 듯한 눈매

고요만 남긴 채
가라앉은 안개 둘러 싼 어리의
모였다 흩어지는 덧없는
침묵의 동반자.

이미
울울한 기류 하며
저질러진 마음이며
자아의 전체를 애집(愛執)으로

방임(放任)한 채
지나치는 푸른 숲속은
무성한 초목으로 빽빽하게 우거져
그 마음을 오가는
애증의 영혼과
육체의 생기
소중한 사랑의 애착은

애정이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는
조갈증이 되어
마른 잎 부시는 소리를 하며
고독한 고속도로는 달아나고
이륙 직전의 안개비
차창을 흘러 내릴 때

내 생각은
신성하리 만큼 아름다운
네 얼굴과 그 빛에 방전되어 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5 수필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강창오 2016.07.05 316
464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17
463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18
462 기타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미주문협 2017.11.07 318
461 아이들과갈비 강민경 2005.09.19 319
460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19
» 방전 유성룡 2006.03.05 321
458 수필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채영선 2016.11.23 322
457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22
456 해는 달을 따라 돈다 JamesAhn 2007.08.25 323
455 그림자의 비애 성백군 2011.10.17 323
454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23
453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24
452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25
451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25
450 詩똥 이월란 2008.03.09 326
449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26
448 어머니의 마당 성백군 2005.08.12 327
447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이승하 2005.12.31 327
446 수족관의 돌고래 강민경 2015.07.15 327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