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2:59

곱사등이춤

조회 수 2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70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2.17 139
1869 겨울 나무 강민경 2008.02.17 106
1868 겨울이 되면 유성룡 2008.02.18 159
1867 우연일까 강민경 2009.11.11 745
1866 강한 어머니 박성춘 2009.12.09 723
1865 네 둥근 가슴에 붙들리니 강민경 2009.12.16 813
1864 낡은 공덕비 성백군 2009.12.25 723
1863 인센티브 박성춘 2010.02.17 721
1862 아빠의 젖꼭지 (동시) 박성춘 2010.02.17 958
1861 지나간 자리는 슬프다 강민경 2010.02.20 790
1860 박성춘 2010.02.23 768
1859 플라톤 향연 김우영 2010.02.24 1248
1858 깡패시인 이월란 황숙진 2010.03.01 905
» 곱사등이춤 이월란 2008.02.18 257
1856 눈꽃 이월란 2008.02.19 89
1855 봄을 심었다 김사빈 2008.02.20 126
1854 바람서리 이월란 2008.02.20 259
1853 노을 이월란 2008.02.21 107
1852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95
1851 心惱 유성룡 2008.02.22 127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