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2:59

곱사등이춤

조회 수 2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0 죽고 싶도록 유성룡 2008.02.27 212
449 광녀(狂女) 이월란 2008.02.26 170
448 유성룡 2008.02.26 419
447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2.25 371
446 그대 품어 오기를 더 기다린다지요 유성룡 2008.02.25 214
445 검증 김사빈 2008.02.25 207
444 사유(事由) 이월란 2008.02.24 102
443 이의(二儀) 유성룡 2008.02.23 211
442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2.23 353
441 illish 유성룡 2008.02.22 114
440 心惱 유성룡 2008.02.22 127
439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95
438 노을 이월란 2008.02.21 107
437 바람서리 이월란 2008.02.20 259
436 봄을 심었다 김사빈 2008.02.20 126
435 눈꽃 이월란 2008.02.19 92
» 곱사등이춤 이월란 2008.02.18 259
433 깡패시인 이월란 황숙진 2010.03.01 906
432 플라톤 향연 김우영 2010.02.24 1248
431 박성춘 2010.02.23 768
Board Pagination Prev 1 ...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