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우-손톱
2018.03.01 02:54
손톱
서연우
상앗빛 필름 조각을 깎는다
십란성 초승달이 태어났다
탯줄도 울음도 없이 잘려 나와 아무렇게나 누었다
말라붙은 양수 같은
형광 아래에서 자꾸만 눈이 감긴다
모래 밥을 벌기위한
노동자의 은삽 이었을 대를
크레용 투성이인
그 어린 아이의 것이었을 때를
검은 곰의 투박한 몸부림에 박힌
도끼날이었을 수도
홍등 아래 기나긴 터널 속에서
반짝이던 시간도
어둠 속에 비춰본다
상아빛 초승달이 떠오른다
밤이 또한 밤을 밀어내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7 | 시즌 / 안경라 | 관리자_미문이 | 2012.05.29 | 82 |
» | 서연우-손톱 | 미주문협 | 2018.03.01 | 82 |
425 | 이용언-틈 | 미주문협 | 2017.04.26 | 83 |
424 | 이일초-식탁에 샘이 있다 | 미주문협 | 2019.02.19 | 83 |
423 | 연잎-지희선 | 미주문협 | 2019.12.07 | 83 |
422 | 이송희-낚시 | 미주문협 | 2022.05.14 | 83 |
421 | 정종환-호흡 [1] | 미주문협 | 2022.03.16 | 83 |
420 | 정해정-아네모네 사랑 | 미주문협 | 2022.06.16 | 84 |
419 | 김원각-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미주문협 | 2020.07.15 | 84 |
418 | 겨울의 어느 하루 / 권태성 | 미문이 | 2008.07.29 | 85 |
417 | 김모수-그만치에 있어 좋은 사람 | 미주문협 | 2018.05.29 | 85 |
416 | 질투 / 이월란 [1] | 미주 | 2023.03.30 | 85 |
415 | 이성렬-종달새 | 미주문협 | 2020.11.02 | 87 |
414 | 봄 편지-정해정 | 미주문협 | 2022.03.30 | 88 |
413 | 악수 / 윤석훈 | 미문이 | 2009.02.16 | 89 |
412 | 손용상-그리운 길손 | 미주문협 | 2017.06.29 | 89 |
411 | 안규복-주름 | 미주문협 | 2018.04.02 | 89 |
410 | 자목련-현은숙 | 미주문협 | 2022.04.30 | 89 |
409 | 수박 (동시) / 이희숙 | 미주 | 2023.08.01 | 89 |
408 | 새소리 / 정용진 | 미문이 | 2007.10.06 | 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