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6 14:33

광녀(狂女)

조회 수 1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광녀(狂女)


                                                                             이 월란





이 많은 위태한 진실들을 딛고도 우린 당당히 서 있는데
그녀는 발이 빠졌다
이 많은 거짓들을 상식이라 우린 유유히 흘려 보냈는데
그녀는 붙들고 놓아주지 못한다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보헤미안처럼 정처없어진 사랑에
우린 잠시 가슴 절였을 뿐인데
그녀의 달아난 가슴은 평생 돌아오지 않는다
고막을 찢는 온갖 소음들 사이를 방음고막을 가진 우리들은
조용히 걸어가고 있는데
그녀는 불협화음이라 손가락마다 피가 맺히도록 조율하고 있다
우린 <돈이 전부가 아니야>라며 돈만 열심히 헤아리고 있는데
그녀는 <돈이 전부일 때가 더 많았어>라며 열심히 마음만 헤아리고 있다
잊을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다 잊은척 우린 충실히 무대를 누비는데
그녀는 잊을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하나같이 잊지 못해 오늘의 대본조차 잊어버렸다
삶의 시작과 끝을 마주 들고 서 있다면 살짝 미치는 것이 도리일진대
우린 도리를 잊어버리고 자꾸만 독해지는데
그녀는 도리를 다 해야만 한다고 삶의 시작과 끝을 바꿔버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0 illish 유성룡 2008.02.22 112
1849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2.23 352
1848 이의(二儀) 유성룡 2008.02.23 211
1847 사유(事由) 이월란 2008.02.24 102
1846 검증 김사빈 2008.02.25 206
1845 그대 품어 오기를 더 기다린다지요 유성룡 2008.02.25 214
1844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2.25 370
1843 유성룡 2008.02.26 419
» 광녀(狂女) 이월란 2008.02.26 170
1841 죽고 싶도록 유성룡 2008.02.27 211
1840 팥죽 이월란 2008.02.28 206
1839 바람아 유성룡 2008.02.28 125
1838 질투 이월란 2008.02.27 116
1837 그대! 꿈을 꾸듯 손영주 2008.02.28 400
1836 대지 유성룡 2008.02.28 244
1835 하늘을 바라보면 손영주 2008.02.28 242
1834 강설(降雪) 성백군 2008.03.01 108
1833 사랑 4 이월란 2008.03.02 118
1832 자연과 인간의 원형적 모습에 대한 향수 박영호 2008.03.03 659
1831 詩똥 이월란 2008.03.09 356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