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7 15:36

봄의 가십(gossip)

조회 수 1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의 가십(gossip)



                                   이 월란




꽃들이 혀를 낸다
동속곳* 벗는 미풍에 춘정을 흘리며
땅속의 사생활을 떠벌리기 시작했다
잔동(殘冬)의 스캔들에도 아랑곳없이
꽃주저리 주절주절
저리들 구실이 많았었다고
사치스럽도록 사나운 소문들에
붉으락푸르락 안색이 변하여도
볼그족족한 얼굴을 내쳐 들고
한 시절 흔들어도 보겠다고
한 세상 흔들려도 보겠다고
겨우내 삭인 화려한 침묵을 들고
화수분 가득 화냥끼같은
꽃들의 잡담을 채워
애기먼동*에 터지는 봄날
혓바늘 아리도록
꽃들이 혀를 낸다
                
                            


* 동속곳 : 겨울에 입는 속옷
* 애기먼동 : 이제 막 터오는 새벽 먼동을
                 아기에 비유한 말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0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이시안 2008.03.27 263
489 열병 유성룡 2008.03.27 188
488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3.26 473
487 방귀의 화장실 박성춘 2008.03.25 376
486 하다못해 박성춘 2008.03.25 182
485 저녁별 이월란 2008.03.25 173
484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3.24 155
483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8
482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3.22 204
481 원죄 이월란 2008.03.21 193
480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94
479 망부석 이월란 2008.03.19 166
478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3.18 355
»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96
476 별리동네 이월란 2008.03.16 126
475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313
474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3.14 172
473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39
472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3.12 255
471 노래 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3.11 311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