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30 16:16

시나위

조회 수 27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나위


                                                                       이 월란





날 저무는 산신각에 잔줄 구겨진 할보무당
옥색 저대기 긴고름 설단 위의 부적처럼 너푼거리면
인간사 휩쓸고 간 물귀신, 중중모리 장단에 물숨이 꺾이랴
세상사 불사르고 간 불귀신, 자진모리 잔가락에 불꽃을 사그리랴
세간사 드날리고 간 바람귀신, 육자배기 흐느낌에 꼬리를 감추랴
발버둥이 육신들 길흉화복 건사하려 푸닥거리 기운이 넘쳐도
액막이 전별(餞別)하는 제향에 향불만이 승천하는 곳
서낭당에 비는 치성 눈물 한방울 줍지 못해
고달파 흩어지는 한숨 한줌 담지 못해
흰 베수건 어깨에 걸고 맴도는 발버드래 장단은
젓대 울리는 열 손가락으로 실보무라지 날리듯 감겨들고
가락 없는 *아니리 뽑아내는 목청, 거지중천에 공허한 삿대질로
신들린 박수무당 맥없이 널뛰는 애달픈 뜨락
거나한 푸닥거리만 신백을 불러들이는 남사당패 향연에
행랑채 사립짝문 속절없이 흔들리고
가래조 장단에 나비춤 추는 석고색 만다라꽃
                                            
                                                            


* 아니리 : 〖음악〗 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 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듯 엮어 나가는 사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0 어머니의 웃음 성백군 2008.05.09 184
529 어버이날 아침의 산문과 시 이승하 2008.05.07 315
528 사이클론(cyclone) 이월란 2008.05.06 176
527 부동산 공식 김동원 2008.05.06 322
526 걸어다니는 옷장 이월란 2008.05.05 232
525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1 224
524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02 189
523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04 231
522 밤 과 등불 강민경 2008.04.30 148
» 시나위 이월란 2008.04.30 275
520 동굴 이월란 2008.04.29 153
519 미음드레* 이월란 2008.04.28 228
518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유성룡 2008.04.28 213
517 진실게임 2 이월란 2008.04.27 183
516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4.25 382
515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4.24 275
514 내 마음의 보석 상자 강민경 2008.04.22 311
513 새벽길 이월란 2008.04.22 176
512 꿈길 이월란 2008.04.21 232
511 침략자 이월란 2008.04.20 124
Board Pagination Prev 1 ...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