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30 16:16

시나위

조회 수 26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나위


                                                                       이 월란





날 저무는 산신각에 잔줄 구겨진 할보무당
옥색 저대기 긴고름 설단 위의 부적처럼 너푼거리면
인간사 휩쓸고 간 물귀신, 중중모리 장단에 물숨이 꺾이랴
세상사 불사르고 간 불귀신, 자진모리 잔가락에 불꽃을 사그리랴
세간사 드날리고 간 바람귀신, 육자배기 흐느낌에 꼬리를 감추랴
발버둥이 육신들 길흉화복 건사하려 푸닥거리 기운이 넘쳐도
액막이 전별(餞別)하는 제향에 향불만이 승천하는 곳
서낭당에 비는 치성 눈물 한방울 줍지 못해
고달파 흩어지는 한숨 한줌 담지 못해
흰 베수건 어깨에 걸고 맴도는 발버드래 장단은
젓대 울리는 열 손가락으로 실보무라지 날리듯 감겨들고
가락 없는 *아니리 뽑아내는 목청, 거지중천에 공허한 삿대질로
신들린 박수무당 맥없이 널뛰는 애달픈 뜨락
거나한 푸닥거리만 신백을 불러들이는 남사당패 향연에
행랑채 사립짝문 속절없이 흔들리고
가래조 장단에 나비춤 추는 석고색 만다라꽃
                                            
                                                            


* 아니리 : 〖음악〗 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 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듯 엮어 나가는 사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2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33
521 사과껍질을 벗기며 곽상희 2021.02.01 133
520 시조 함박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31 133
519 풍차 성백군 2012.08.29 132
518 개화(開花) 성백군 2012.10.31 132
517 날마다 희망 하늘호수 2016.10.27 132
516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32
515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32
514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32
513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132
512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32
511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32
510 시조 환한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4 132
509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32
508 시조 코로나 19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0 132
507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18 132
506 시조 모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4 132
505 시조 먼-그리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3 132
504 시조 무지개 뜨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8 132
503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1 132
Board Pagination Prev 1 ...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