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0:03

옷을 빨다가

조회 수 2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옷을 빨다가/강민경

 

 

오늘내일 미루다가

다급해지면 손빨래를 한다

어깨허리 다리 온몸이 저릿저릿 요동치며

저절로 앓는 소리를 낸다

 

하던 일 멈추고

피곤한 몸 누이고

빨래는 빨아 입으면 깨끗한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왜 쉽게 지워지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에 골똘하다 문득 창밖

봄꽃 따라온 오월의 푸르름, 하늘 찌르는 기상도 보고

그 그늘 밑

낮은 곳을 사모하여 허락된 땅에서만 사는

채송화도 본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는데

푸르름을 쫓아 기는 오월의 하늘같이

낮은 곳을 만족해하는 채송화같이

빨아 입으면 깨끗해지는 빨래처럼

삶이 단순하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나 일하다가

이러고 있는 나는 뭐고

나도 사람이라서

지혜가 과욕이 될 때도 있구나

생각이 시간을 헛되이 보냈으니

손해를 볼 때도 있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0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85
1289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220
1288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57
1287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128
1286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66
1285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80
»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79
1283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83
1282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49
1281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97
1280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3.15 206
1279 기타 ‘EN 선생’과 성추행과 ‘노벨문학상’ 3 son,yongsang 2018.03.14 480
1278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232
1277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96
1276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71
1275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233
1274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60
1273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70
1272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39
1271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212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