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0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먼동이 터 오는 시각쯤에 세수를 하며
  그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오늘은 또 몇 구의 시체가 들어올까
  겨울로 막 접어들거나 날이 풀릴 때
  더욱 바빠진다는 그대 아무 표정 없이
  불구덩이 속으로 관을 넣는다
  줄지어 선 영구차, 선착순으로 받는 시신
  
  울고 웃고 미워하고 용서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태운다 거무스레한 연기가
  차츰차츰 흰 연기로 변한다
  구름을 데리고 와 낮게 드리운 하늘
  아 이게 무슨 냄새지
  화장장 가득 퍼지는 오징어 굽는 냄새 같은
  짐승의 똥 삭히는 거름 냄새 같은*
    
  잘게 빻아주세요
  뿌릴 거요 묻을 거요
  땅에 묻을 겁니다
  묻을 거라면 내 하는 대로 놔두쇼  
  잘게 빻으면 응고가 됩니다
  한 시간을 타고 빗자루로 쓸어 담겨
  분쇄기에서 1분 만에 가루가 되는 어머니
    
  검게 썩을 살은 연기와 수증기로 흩어지고
  하얀 뼈는 이렇게 세상에 남는구나
  체온보다 따뜻한 유골함을 건네는 화부  
  어머니는 오전 시간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화부는 화장장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운다 입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표정 없는 저 화부는 金泉火葬場이다


  * 김천화장장 바로 아래에 축사가 있었다.


  1. No Image 24Jul
    by 관리자
    2004/07/24 by 관리자
    Views 974 

    문단권력 또는 공해

  2. No Image 22Aug
    by 성백군
    2010/08/22 by 성백군
    Views 974 

    연이어 터지는 바람

  3. No Image 06Jul
    by 강민경
    2010/07/06 by 강민경
    Views 987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4. No Image 25Jan
    by 정진관
    2005/01/25 by 정진관
    Views 1015 

    <도청> 의원 외유

  5. No Image 23Sep
    by 이승하
    2004/09/23 by 이승하
    Views 1018 

    그대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까지 행복하였소

  6. No Image 23Aug
    by 이승하
    2011/08/23 by 이승하
    Views 1022 

    시인 한하운의 시와 사랑

  7. No Image 26Jul
    by 박동수
    2010/07/26 by 박동수
    Views 1047 

    잊혀지지 않은 사람들

  8. No Image 14Oct
    by 이승하
    2009/10/14 by 이승하
    Views 1050 

    체험적 시론ㅡ공포와 전율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9. No Image 30Apr
    by 이승하
    2011/04/30 by 이승하
    Views 1066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가 남긴 편지

  10. No Image 11Oct
    by 황숙진
    2009/10/11 by 황숙진
    Views 1073 

    노벨문학상 유감

  11. 미당 문학관을 다녀 오면서

  12. No Image 29Aug
    by son,yongsang
    2010/08/29 by son,yongsang
    Views 1138 

    코메리칸의 뒤안길 / 꽁트 3제

  13. No Image 07Feb
    by 이승하
    2005/02/07 by 이승하
    Views 1145 

    우리 시대의 시적 현황과 지향성

  14. No Image 18Jun
    by 김우영
    2011/06/18 by 김우영
    Views 1181 

    중국 김영희 수필 작품해설

  15. No Image 25Jun
    by 김우영
    2012/06/25 by 김우영
    Views 1209 

    김우영 작가의 산림교육원 연수기

  16. No Image 24Feb
    by 김우영
    2010/02/24 by 김우영
    Views 1210 

    플라톤 향연

  17. No Image 24Jul
    by 관리자
    2004/07/24 by 관리자
    Views 1245 

    아버님께 올리는 편지 -이승하

  18. No Image 17Sep
    by 이승하
    2009/09/17 by 이승하
    Views 1308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19. No Image 11Jul
    by 김우영
    2010/07/11 by 김우영
    Views 1338 

    리태근 수필집 작품해설

  20. No Image 18May
    by 김우영
    2010/05/18 by 김우영
    Views 1392 

    가시버시 사랑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