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20:26

그림자의 비애

조회 수 32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의 비애 / 성백군



달은 중천에 떠 있고
야자나무 그림자가 뱃전을 두드린다

빈 갑판 위
동면하는 구렁이처럼 감겨 있는
밧줄이 달빛에 잠시 눈을 떠서
제 모습 드러내고는 성가시다는 듯
다시 잠이 든다

파도에 휩쓸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다가
나무에 붙블려 물속을 떠나지 못하는
저 그림자의 비애
육신에 갇혀서
자유를 잃어버린 영혼의 고뇌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야자나무 몸짓 따라
바닷속 흑암을 뒤지며 탈출구를 찾는데

어느새
달 문턱 걸터앉은 한 무리의 구름이
바다에 그물을 드리우고 그림자를 낚아 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6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file 박영숙영 2015.08.15 316
465 수필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강창오 2016.07.05 316
464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17
463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18
462 기타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미주문협 2017.11.07 318
461 아이들과갈비 강민경 2005.09.19 319
460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19
459 방전 유성룡 2006.03.05 321
458 수필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채영선 2016.11.23 322
457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22
456 해는 달을 따라 돈다 JamesAhn 2007.08.25 323
» 그림자의 비애 성백군 2011.10.17 323
454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23
453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24
452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25
451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25
450 詩똥 이월란 2008.03.09 326
449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26
448 어머니의 마당 성백군 2005.08.12 327
447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이승하 2005.12.31 327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