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7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70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55 |
1469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331 |
1468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에세이/ 이 눔들이 대통령을 몰라보고 | 김우영 | 2013.10.20 | 581 |
1467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333 |
1466 | 시 | 풍광 | savinakim | 2013.10.24 | 208 |
1465 | 시 | 노숙자 | 강민경 | 2013.10.24 | 260 |
1464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 김우영 | 2013.10.27 | 804 |
1463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309 |
1462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97 |
1461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425 |
1460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318 |
»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71 |
1458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304 |
1457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73 |
1456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34 |
1455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201 |
1454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44 |
1453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27 |
1452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303 |
1451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