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847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671 |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637 |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752 |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760 |
| 84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1033 |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760 |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821 |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705 |
| 839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755 |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1038 |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692 |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625 |
| 835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674 |
| 834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697 |
| 833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736 |
| »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721 |
| 831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794 |
| 830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843 |
| 829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778 |
| 828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85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