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6 | 시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박영숙영 | 2015.08.15 | 316 |
465 | 수필 |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 강창오 | 2016.07.05 | 316 |
464 | 시 | 미루나무 잎들이 | 강민경 | 2016.06.06 | 317 |
463 |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 서 량 | 2005.02.17 | 318 | |
462 | 기타 |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 미주문협 | 2017.11.07 | 318 |
461 | 아이들과갈비 | 강민경 | 2005.09.19 | 319 | |
460 | 시 |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 차신재 | 2022.06.05 | 319 |
459 | 방전 | 유성룡 | 2006.03.05 | 321 | |
458 | 수필 |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 채영선 | 2016.11.23 | 322 |
457 | 시 | 어느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30 | 322 |
456 | 해는 달을 따라 돈다 | JamesAhn | 2007.08.25 | 323 | |
455 | 그림자의 비애 | 성백군 | 2011.10.17 | 323 | |
»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23 |
453 |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 김사빈 | 2005.04.02 | 324 | |
452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25 |
451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25 |
450 | 詩똥 | 이월란 | 2008.03.09 | 326 | |
449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26 |
448 |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 2005.08.12 | 327 | |
447 |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 이승하 | 2005.12.31 | 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