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0 | 시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성백군 | 2014.04.12 | 347 |
869 | 시 |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 강민경 | 2014.04.11 | 257 |
868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54 |
867 | 시 | 지상에 내려온 별 | 강민경 | 2014.04.03 | 219 |
866 | 기타 | 학우와의 대화 - 한국교육학과 김우영 작가(50대 萬年學徒) | 김우영 | 2014.03.27 | 690 |
865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715 |
864 | 시 | 회귀(回歸) | 성백군 | 2014.03.25 | 246 |
863 | 기타 | 김우영]한국어, 세계에 수출하자 | 김우영 | 2014.03.23 | 890 |
862 | 시 | 봄 날 | 이일영 | 2014.03.21 | 224 |
861 | 수필 |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 김우영 | 2014.03.18 | 460 |
860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220 |
859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92 |
858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215 |
857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59 |
»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59 |
855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214 |
854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91 |
853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61 |
852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86 |
851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