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3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0 수필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김우영 2014.03.18 460
1429 봄 날 이일영 2014.03.21 224
1428 기타 김우영]한국어, 세계에 수출하자 김우영 2014.03.23 890
1427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46
1426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715
1425 기타 학우와의 대화 - 한국교육학과 김우영 작가(50대 萬年學徒) 김우영 2014.03.27 690
1424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19
1423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54
1422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57
1421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47
1420 난산 강민경 2014.04.17 330
1419 기타 한국어 사랑하기 김우영 2014.04.21 443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309
1417 부활 성백군 2014.04.23 277
1416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53
1415 수필 나의 뫼(山) 사랑 김우영 2014.04.27 697
1414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316
1413 수필 김우영의 한국어 이야기- 7 김우영 2014.05.11 465
1412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69
1411 백화 savinakim 2014.05.13 327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