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웃음 / 성백군
카스코 식당 테이블 위에
피자 한 조각과 핫도그 두 개를 올려놓고
두 여자가 서로 다툰다
시어머니는 줄려고 하고
며느리는 안 받으려고 하고
종이 돈 한 장이 두 여자의 손을 건너다니며
몸살을 앓는다.
손자인 듯, 옆에 있던
열서너 살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할머니, 그럼 나 할래요.’ 하며
손을 내미는데
시어머니는 그래도 되겠느냐며
며느리 눈치를 살핀다
번개보다 빠르게 아들을 밀치고
독수리가 병아리 채가듯 확!
시어머니 손에서 며느리 주머니 속으로
직행하는 십 불짜리
동시에 터지는 시어머니의 웃음
연이어 따라 나오는 며느리의 웃음
두 여자의 웃음소리가
식당 가득한 사람들 사이 사이를
까르르 까르르 굴러다닌다.
615 - 0714201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0 | 수필 |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 김우영 | 2014.11.23 | 348 |
929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47 |
928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210 |
927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21 |
926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 김우영 | 2014.11.09 | 615 |
925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217 |
924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202 |
923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204 |
922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33 |
921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202 |
920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48 |
919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46 |
918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94 |
917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73 |
916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63 |
915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222 |
914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17 |
913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37 |
»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77 |
911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