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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2014.11.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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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대전 문화동 집에서 나와 승용차에 앉았다.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틀었더니 마침 내가 좋아하는 가수 신계행의 '가을사랑'이란 노래가 나온다. 몇 년 전 부터 배운 통기타를 메고 이런 저런 행사장에서 '가을사랑'이라는 노래를 불렀더니 이제는 지나다가 '가을사랑'이란 노랫말이 흘러나오면 김우영 작가가 생각이 난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11일 서울 건국대 동문회관에서 있을 남양중학교 동문회 행사장에서 가을사랑이라는 노래를 불러달라고 벌써 주문을 해온다. 그래서 그러자고 했다. “그대 사랑--가을 사랑/ 단풍들면 그대 오고/ 그대 사랑 --가을사랑/ 낙엽지면 그대 가네--//“ (中略)

달리는 차 창 밖에는 샛노란 가로수가 보였다. 가로수는 잎새 몇 개를 외롭게 매달고 쌀쌀한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 옆으로 은행나무는 노오란 잎새를 몇 개 매달고 가을을 서럽게 보내고 있었다.

얼마 전 까지도 청아한 가을인가 싶더니 길가는 만추(晩秋)분위기를 고즈넉하게 자아내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초 겨을 문턱을 넘나는 계절이 왔다. 차창 밖의 만추를 보며 그야말로 삶은 인생무상의 연속인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차를 몰며 갖가지 상념에 쌓였다.

휭--- 하니 찬 바람이 길가의 흩날리는 바람에 실려 앞서가던 어느 중년 여인의 치맛자락을 펄럭였다. 그러자 여인은 코트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어 무릎 아래로 치마깃을 내린다. 이미 저 여인의 치마깃으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흩날리던 낙엽은 둑가 아래로 굴러 유등천에 쌓인다. 차창 밖 유등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시냇가 군데군데에는 어느새 낙엽이 켜켜이 몰려있어 흐르는 물길을 막고 있었다. 저 낙엽이 한때 도로 가장자리에 흩날릴 때 젊은이들한테는 낭만과 사랑의 추억으로 살갑게 다가왔던 계절의 전령사 아닌가. 또 청소하는 환경미화원한테는 더없이 일감을 만들어주는 얄미운 흉물이 아닐 수 없었을 게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해맑은 유등천의 시냇물이 졸졸졸 흘렀다. 그런데 이제는 하천 곳 곳에 낙엽이 쌓여 있어 자연스러운 물길을 막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켜켜이 쌓인 낙엽 위로 각종 생활폐품 및 비닐 등이 몰려 있어 유등천의 지저분한 환경공해의 주범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었다.

유등천 둑길에 놓여진 태평교 밑으로 차를 몰고 가며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저 물길을 막는 낙엽처럼 지금 나의 삶은 주변에 어떠한 반사경으로 비추어질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나로 인하여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한테 피해는 되지 않고 있는지 자문해 보았다.

나아가서는 근간의 주변 사회와 국가적인 문제에도 대입하여 생각해 보았다. 근래에는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각종 매스컴에는 큼직큼직한 사건사고의 소식들 뿐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출세와 재물에 눈이 어두워 주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또 어떤 집단은 그들이 소속한 반사적인 이익과 영욕을 위하여 주변에 갖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 나 하나의 안위 때문에 주변에 끼치는 피해는 의외로 적지 않을 것이다.

저 유명한 독일의 시인 '괴테'는 말했다.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빛이 있고, 땅 위에는 아름다운 꽃 향기가 있으며, 사람이 사는 지상에는 따스한 인간의 사랑이 있다”고 했다. 하늘 아래 가장 귀중한 존재는 인간이라고 했다. 광활한 우주에 하나뿐인 이 지구상에서 우리는 아름다우며 살갑게 살아가야 할 존재의 이유가 있다.

네가 나를 믿지 않아도 나는 너를 믿고 사는 사회, 이 잘못은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인 신뢰의 세상, 이 것이 우리가 무릇 꿈꾸는 행복한 삶이다. 저렇게 물길 막는 낙엽이 아니라 시냇물이 잘 흐르도록 냇가에 떨어진 낙엽을 치워주는 그런 향기 있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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