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89 | 시 | 마지막 잎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1.06 | 149 |
1388 | 마흔을 바라보며 | 박성춘 | 2010.05.21 | 822 | |
1387 | 막 작 골 | 천일칠 | 2005.01.27 | 486 | |
1386 | 시 | 막힌 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4.14 | 81 |
1385 | 만남을 기다리며 | 이승하 | 2005.07.10 | 369 | |
1384 | 만남의 기도 | 손영주 | 2007.04.24 | 236 | |
1383 | 시조 |
만추晩秋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12.03 | 138 |
1382 | 기타 |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 강창오 | 2016.05.28 | 579 |
1381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1.25 | 81 |
1380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2.09 | 130 |
1379 | 시조 |
말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4.02 | 205 |
1378 | 시조 |
말의 맛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3.29 | 119 |
1377 | 시 | 맛 없는 말 | 강민경 | 2014.06.26 | 197 |
1376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103 |
1375 | 망부석 | 이월란 | 2008.03.19 | 154 | |
1374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123 |
1373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49 |
1372 | 매지호수의 연가 | 오영근 | 2009.04.25 | 673 | |
1371 | 맥주 | 박성춘 | 2010.10.01 | 809 | |
1370 | 시조 |
맨발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4.06 | 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