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꾼다, 겨울 들판에서 / 김희주
2010.08.19 05:48
저 멀리
빅베어 산등성이엔
은총의 손
하얗게 덮여 있고
가끔은
매서운 칼바람에
돌배 꽃잎이 흩날린다
벌거벗은
감나무 가지에
걸린 입춘이
턱걸이 하느라
끙끙대는 소리
깜깜한 땅 속에선
하이얀 혈맥이 헐떡이며
땅의 심장을 건드린다
실눈 뜨고 고개 내민
야들야들한 쑥의 몸짓,
언젠가는 아득한 동굴 속에서
매운 마늘을 만나 동침하고
또 다른 여자로 태어나고 싶은 꿈
들썩인다
땅과 몸과 꿈이
아직도 들판은 하얀 겨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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