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우리 집 10대뉴스

2006.12.11 21:37

임두환 조회 수:97 추천:21


2006년 우리 집 10대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초)  임 두환



다사다난했던 병술년(丙戌年)의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즈음이다. 그렇지 않아도, 저물어가는 한해를 보내며 아쉬움에 젖어있는데, 수필창작과정 수강시간에 김 학 교수님이 쓰신 2003년 우리 집 10대뉴스를 읽어주시면서 숙제를 내주셨다. 참 좋은 착안이라 생각돼서 나도 올해에 있었던 일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아내와 의논해서 2006년도 우리 집 10대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앞으로도 해마다 10대뉴스를 선정하여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첫째: 단독주택에서 거성아파트로 이사

나는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내야 했었다. 그래서였던지 나는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해서도 오직 제일 먼저 내 집을 갖고 싶었다.1970년 직장에 들어간 지 14년째 되던 해인 1984년도에 내 집(국민주택: 대지57평, 건평: 25평)을 갖게 되었다. 그곳에서 크고 작은 애환을 겪으면서 아들과 딸을 키웠고, 나의 꿈도 이루었던 정든 집이었다. 그러나 재개발사업(아파트 신축)에 밀려 집을 팔고 나와야만 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주택이 낡아서 리모델링도 해야 했고, 단독주택에서 오래 살다보니 싫증도 났던 터였다. 그 당시 그 집을 팔려면 7천만 원도 받기가 어려웠는데, 재개발 덕분에 1억8백만 원이나 받았다. 즉시,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할까 했으나 아내의 뜻에 따라, 지난 2월 6일에 안골 거성프라자 아파트 1203호로 이사를 했다. 처음 살아보는 아파트라서 그런지 모든 것이 편리했고, 15층 중 12층이어서 전주 시가지는 물론, 가까이는 기린봉, 저 멀리는 모악산까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이어서 오래오래 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계약기간: 2년, 전세금: 5천만 원)

둘째: 아내의 뇌졸중 증세 나타남

7남매 중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그 동안 부모님 모시랴, 살림하랴, 애들 키우랴, 내조하랴, 어렵다 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준 아내가 그지없이 고맙다. 이제 딸은 출가시켰고, 아들은 직장에 나가고 있어서 결혼만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나도 35년 동안 KT&G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뒤 제2의 일터를 얻어 인정받으며 열심히 지내고 있다.
이제는 큰 걱정 없이 멋지게 살아야 할 때인데, 아내가 언제부터인지 말이 없어지며 어지럽다고 했다. 걱정이 되어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본 결과 혈압도 약간 높고, 뇌졸중 증세가 보인다는 의사선생님의 소견이 있었다. 나에게 무슨 이 날벼락인가 싶어 하늘이 노랬다. 지금은 신경과 담담교수를 정해놓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우울증도 걱정되어 꾸준히 교회에 나가고 있고,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노래교실에도 참여하는 등, 즐겁게 활동하다 보니 건강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셋째: 아들 진영의 PC방 불법오락 사건

학교 다닐 때부터 컴퓨터 오락을 좋아하더니, 올해 나이 29살인 아들이 회사에 다니는데 시간만 나면 PC방에서 보냈다. 밤 12시가 돼서야 들어올 때가 많았다. 잠 부족으로 인한 피로누적과 회사업무가 걱정되었지만, 불법오락에 빠졌을 줄은 전혀 예기치 못했다.
PC방에 빠지다 보니, 그 곳에서 사귄 형들의 유혹에 걸려들 수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얼마 전 그렇게 떠들썩했던 바다이야기였다. 아들 진영이는 돈을 잃고 카드를 사용하여 돌려 막으려 했지만 액수가 많아 어찌할 바 몰랐다고 했다. 그러던 터에, 오락실에서 사귄 형들이 보험회사에서 대출받는 수법을 알려주어, 진영이 가입한 회사로부터 500만 원을 대출받아 카드 빚을 갚았다고 했다. 정말, 큰 사건이었다.
사건을 접한 나는 크게 놀랐지만, 어려운 일일수록 침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앞으론 절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따끔하게 타일렀다. 용서를 빌었기에 한 번 믿어보기로 하고 정기예금을 해약하여 사건을 해결해 주었다.

넷째: 어머니가 협심증 수술을 받다

얼마 전부터였다. 어머님께선 몸을 많이 쓰시면, 숨이 가쁘고 때로는 가슴에 찌릿찌릿 통증이 온다고 하셨다. 어머님은 몇 년 동안 셋째동생 성환의 집에서 살아 오셨다. 동생은 회사에 나가고, 제수씨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동생은 딸만 내리 넷을 두다가 다섯 번째로 아들(재보)을 낳았다. 그래서 어머님은 농사를 걷어치우고 동생이 살고 있는 경기도 기흥으로 올라가 손자도 볼 겸, 집안도 돌보셨다.
11월 13일이었는데 동생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님이 통증을 호소하여 수원 아주대병원에 입원시켰는데, 병명은 협심증이라 하였다. 심장을 잇는 동맥혈관 4곳이 막혀서 급히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급하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동생에게 서둘러 수술을 받도록 당부하고는 다른 동생들에게도 급히 알렸다. 요즈음은 의학기술이 좋아서 수술을 받지 않고도 끝난다고 했다. 시술하는 시간은 50분정도이고, 입원기간은 나흘정도였다. 위급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했기 때문에 시술 및 입원비가 무려 750만 원이 나왔다. 그 동안 7남매를 키우시고 가르치느라 고생 많으셨는데,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어머님께서 하루속히 완쾌되시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다섯째: 나의 한국담배판매인회 전주조합 영업상무직 재계약

내가 영업상무로 근무한지 금년 12월 말이면 3년째가 된다. 영업상무는 계약직으로서 매년 12월말이면 재계약을 해야 된다. 재계약을 하려면 KT&G(케이티앤지)지점장 추천을 받아, 판매인중앙회와 계약이 이루어지는데 금년에도 재계약이 되어 무척 기뻤다. 어쨌든 그만두는 날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다.

여섯째: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초) 입학

평소,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있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남의 얘기로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직장동료였던 공 0 0 친구를 모임에서 만나게 됐는데 본인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서예반 수강을 하고 있다면서
“두환아! 너 글 솜씨가 있는 것 같던데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에 등록 한번 해볼래?”
하는 것이었다.
“그래? 너, 사람 웃기지마라. 내가 이 나이에 무엇을 배우겠냐?”
했더니 그 친구가
“알았어, 내가 알아볼께.”
하고는 헤어졌다. 며칠 뒤 그 친구가‘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강생 모집안내서’를 보내왔다. 나는 안내서를 받고는 그 많은 수강과목에 깜짝 놀랐다. 내 자신 평소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은 있었지만, 마음뿐이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수필창작과정(기초)을 선택하고는 마음이 변할까봐, 그 이튿날(8월 20일) 곧바로 등록을 마쳤다. 매주 수요일이면 수필창작과정(기초)강의가 있어서 즐겁고, 문우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가슴 벅차다. 나도 언젠가는 등단하여 수필가가 되고 수필집도 출간하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열심히 지도해주시는 김 학 교수님이 있는 한 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일곱째: 두 번째의 일본 여행

첫 번째 일본여행은 KT&G고창지점장으로 있을 때 고인돌 탐사방문 형식으로  이호종 군수 외 12명의 기관장들이 5박 6일로 일본에 다녀왔고, 이번 일본여행은 두 번째다. 올해에는 5형제모임인 목심회(睦心會)에서 부부동반 일본여행을 하기로 결정되어 3박 4일 일정으로 고베, 오사카, 나라, 교토지역을 총 경비 6,50만원을 들여 다녀왔다.
♠ 고베지역:
* 메리겐파크: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공원으로 포트타워, 해양박물관이 있    는데 밤에는 붉은 빛의 포트타워와 하얀 빛의 박물관이 대조적이었다.
♠ 교토지역
* 금각사: 금각사는 청수사와 함께 교토의 2대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금각사는 1397년도 아시카가요시미츠가 지은 4층 건축물로 3층,4층이 금박으로 덮여있어서 관광객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 나라(奈良)
* 동대사: 나라의 대불(大佛)로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일본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큰 사원이다. 대불전은 높이16.3m, 가로57m, 손길이36m, 무게425t이니 금당 대불전 앞에서는 누구나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 사슴공원: 나라공원은 동서4km, 남북2km, 이르는 5.25m2에 달하는 대공원으로 숲도 유명하지만, 수백 마리의 사슴들이 관광객을 따르며, 사진모델도 돼주고 있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오사카
* 오사카성(大版成): 오사카성은 대부분 파괴되었지만 볼거리는 다양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한 뒤 3년간의 공사로 건축되었다. 현재의 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재건된 것으로 과거의 성에 비하면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며칠간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무탈하게 돌아와 보람을 느꼈다.

여덟째: 예쁜 딸 순옥, 주공아파트로 이사

딸, 순옥이가 시집을 가서 가정을 꾸민지가 벌써 3년이 되었다. 지금껏, 단독주택 2층집 15평 남짓한 곳에서 비좁게 지내다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됐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시댁에서 하는 일이라 옆에서 보고만 있었지만 사돈네가 야속하기도 했었다. 그동안 비좁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었고, 김치냉장고를 둘 곳이 없어 친정에 맡기고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어떻든 아이 둘 낳기 전에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시키려던 참이었다. 그때 마침 평화동 주공아파트(23평형)를 분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청약신청을 했는데, 당첨되어 지난 초여름에 이사를 하였다. 아파트단지가 대단지여서 주변에는 상가도 있었고, 어린이놀이터, 주차장 등 부대시설도 잘 되어 있었다. 딸네가 이사한 아파트는 20층 중 16층으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아주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 사위가 전주교도소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출퇴근길이 가까워서 더 좋았다. 나 역시, 손녀도 볼 겸해서 가끔 들러보면 기분이 한껏 좋다.

아홉째: 나의 수요산악회 가입

퇴직을 하면 운동도 하고 등산도 다니며 건강관리를 해보겠다고 몇 번이나 결심했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고 말았다. 현직에 있을 때는 몸무게가 75Kg이었는데, 퇴직을 하고나니 80Kg을 육박하고 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헬스크럽에 가입하여 운동도 해보았고, 사우나로 땀도 흠뻑 빼보았지만 그 때뿐이었다. 오히려 밥맛만 좋아졌다. 그러던 중, 수요산악회 총무로부터 산악회에 들어와 달라는 제의를 받고, 나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빠지지 않고 적극 참여하려고 결심했다. 처음에는 등산도 열심히 하고 음식과 술도 대접하면서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하반기 들어,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초)에 등록하고부터는 수필창작과정 수강일자와 산악회 등산일자가 겹치게 돼서 산악회 참여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아쉽다.

열 번째: 둘째 외손녀 태어남

  출가(出嫁)한지 3년이 된 순옥이가 첫 아이를 낳은 게 엊그제 같은데, 외손녀 보연이가  벌써 세 살이다. 한참 말을 배우고 있어 더 귀엽다. 한번 씩 찾아가면
“할아버지!”
하고 달려들고, 요즈음은 전화도 제법 잘 받는다. 금방 안아주고 왔는데도 돌아서면 또 보고 싶은 외손녀다. 그러던 중, 순옥이가 둘째 아이를 가졌다고  집식구가 귀띔해주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산부인과에서 주기적으로 체크를 받아 왔는데, 아이는 정상으로 잘 자라고 있다 하였다. 분만 1개월쯤 전에서야 딸이라고 알려주었는데 12월11일 오전 9시40분에 두 번째 외손녀를 출산했다.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의사선생님의 권유로 인공분만을 해야 했다. 산모도 건강하고, 아기도 건강하다는 집식구의 말에 마음은 놓였지만, 고추를 달고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병술(丙戌)년 개띠에 태어났으니, 활달하고 영리하며,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주었으면 하는 게 외할아버지인 나의 바람이다.


병술 년 한해를 보내며 이렇게 우리 집 10대뉴스를 뽑아 보았다. 좋게 생각해보면 우리 집의 역사가 되겠고,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집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어쨌든 앞으로는 해마다 우리 집 10대뉴스를 선정하여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그것이 곧 우리 집의 가족사(家族史)가 될 것이기 대문이다.
                     (2006.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