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우리 집 10대뉴스
2006.12.13 08:18
2006년 우리 집 10 대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기) 이의
한햇동안 우리 집에 어떤 일이 있었나 10가지를 선정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앞으로는 해마다 우리 집 10대뉴스를 기록하여 보관하려고 한다.그 중에는 좋은 일과 잊고 싶은 얘기도 있을 테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다 보면 한 가정의 지난 날들이 고스란히 들어나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게 될 것이다.
(1) 전주 딸네 집으로 옮기다
딸네 집에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장사 없다고 딸의 간절한 소망을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어, 하던 일도 접고 전주에 와서 살고 있다. 딸이 늦게 시작한 공부로 어려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인지 외손자가 사춘기에 접어들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엄마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였지만 시기를 놓쳐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남편과 생이별까지 하고 여기 전주로 왔다.
(2)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입학
은퇴하면 늘 롯데문화원에서 창작공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꿈이 있는 자에게는 우연히 기회가 찾아 오는가 보다. 서신동 농협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펼친 조그만 책자에서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 관한 소식을 읽고 주저 없이 등록하였다.
(3)막내 며느리 두 번째 임신
첫 아이가 아들인지라 딸이면 좋겠다고 모두 바라고 있지만 그게 신의 영역인 걸 약한 인간이 어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던가. 막내 며느리가 두 번째 아이를 갖는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인 것을. 부디 건강하게 아이를 낳기만 바랄 따름이다.
(4)큰아들 큰 아파트로 이사하다
결혼하면서 살던 19평 아파트에서 4년만에 32평으로 이사를 했다.집은 커져 살기가 쾌적하겠지만 매달 융자금 이자 내기가 힘들 것이다. 보태줄 힘도 없고 이사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가 보지도 못해 두루두루 미안하다.
(5)93세의 친정 어머니 소생하다
연세가 많아 항상 준비는 하고 있지만 지난 여름 방학 때는 돌아가시겠다고 각오하고 있었다.마침 볼 일이 있어 상경하였다가 친정에 잠시 들른 딸이 외할머니를 소생시켰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들을 한다. 모두들 임종을 앞두고 우왕좌왕 어찌할 줄 모를 때 할머니 손을 잡고 옆에 앉아 기도하고 찬송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에 정신을 차린 외가식구들도 함께 찬송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내 딸이 엄마보다 훨씬 커버린 것을 느낀다.
(6)국가 고시에서 낙방하다.
딸과 사위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한 시험이 마지막 관문에서 결국은 떨어지고 말았다.70을 바라보는 시점에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었지만, 자격증의 필요를 강조하고 건강상 치매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득당하여 시작한 사건이다. 두꺼운 책이 날 질리게 하고 인터넷 강좌에서는 낯선 단어가 너무 힘들었지만, 반복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다 보니 그런대로 새로운 분야라 흥미도 있어 해 볼만 하였다. 4개월 공부하여 1차 시험은 턱거리로 붙었지만, 2차 시험은 주관식인지라 외워야 되는데 잘 안되니 머리에 쥐가 났다. 아무튼 그 시험도 그럭 저럭 보고 나니 3차는 실험이라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실험실에서 실습해 본 경험이 없는 난 책과 인터넷을 아무리 보아도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시험을 며칠 앞두고 대학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하는 걸 보고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 싶었는데 막상 시험장에서는 허둥대며 실수를 연발하여 낙방하고 말았다. 하지만 2.3차는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니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 다음 식품산업 기사시험에는 꼭 붙어야겠다.
(7) 단 월드에서 운동을 시작하다
딸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간다. 단학(丹學)이라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심신수련이 바탕이 되어 체계적으로 연구 발전한 수련이다. 이 센터에 다니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져 평생회원이 되었다.
(8) 오수창(외사촌)오빠 이승을 떠나다
엄마의 친정 큰 조카가 먼저 간 일은 엄마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까운 피붙이 중에서는 엄마보다 먼저 간 사람이 없어 복 많은 노인이라고 했었는데 참 안타깝다.
(9)외손녀 딸 서영이 수두하다
어린이 집에도 갈 수 없어 집에서의 하루하루가 너무 길다. 서영이 엄마 아빠가 모두 집을 비운 사이라 힘들지만 놀러 나간 게 아니므로 걱정할가봐 알리지도 않았다.
(10)참석할 송년회가 없다
갈 곳은 두 군데나 되지만 여건이 안 된다.서영이 엄마 아빠가 15일 입국하고 송년회는 두 군데 모두가 15일 똑 같은 날이니 참석할 수가 없다. 올해엔 송년회도 없이 조용히 보내야 하려나 보다.
2006년 12월 14일 1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기) 이의
한햇동안 우리 집에 어떤 일이 있었나 10가지를 선정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앞으로는 해마다 우리 집 10대뉴스를 기록하여 보관하려고 한다.그 중에는 좋은 일과 잊고 싶은 얘기도 있을 테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다 보면 한 가정의 지난 날들이 고스란히 들어나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게 될 것이다.
(1) 전주 딸네 집으로 옮기다
딸네 집에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장사 없다고 딸의 간절한 소망을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어, 하던 일도 접고 전주에 와서 살고 있다. 딸이 늦게 시작한 공부로 어려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인지 외손자가 사춘기에 접어들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엄마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였지만 시기를 놓쳐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남편과 생이별까지 하고 여기 전주로 왔다.
(2)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입학
은퇴하면 늘 롯데문화원에서 창작공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꿈이 있는 자에게는 우연히 기회가 찾아 오는가 보다. 서신동 농협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펼친 조그만 책자에서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 관한 소식을 읽고 주저 없이 등록하였다.
(3)막내 며느리 두 번째 임신
첫 아이가 아들인지라 딸이면 좋겠다고 모두 바라고 있지만 그게 신의 영역인 걸 약한 인간이 어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던가. 막내 며느리가 두 번째 아이를 갖는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인 것을. 부디 건강하게 아이를 낳기만 바랄 따름이다.
(4)큰아들 큰 아파트로 이사하다
결혼하면서 살던 19평 아파트에서 4년만에 32평으로 이사를 했다.집은 커져 살기가 쾌적하겠지만 매달 융자금 이자 내기가 힘들 것이다. 보태줄 힘도 없고 이사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가 보지도 못해 두루두루 미안하다.
(5)93세의 친정 어머니 소생하다
연세가 많아 항상 준비는 하고 있지만 지난 여름 방학 때는 돌아가시겠다고 각오하고 있었다.마침 볼 일이 있어 상경하였다가 친정에 잠시 들른 딸이 외할머니를 소생시켰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들을 한다. 모두들 임종을 앞두고 우왕좌왕 어찌할 줄 모를 때 할머니 손을 잡고 옆에 앉아 기도하고 찬송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에 정신을 차린 외가식구들도 함께 찬송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내 딸이 엄마보다 훨씬 커버린 것을 느낀다.
(6)국가 고시에서 낙방하다.
딸과 사위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한 시험이 마지막 관문에서 결국은 떨어지고 말았다.70을 바라보는 시점에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었지만, 자격증의 필요를 강조하고 건강상 치매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득당하여 시작한 사건이다. 두꺼운 책이 날 질리게 하고 인터넷 강좌에서는 낯선 단어가 너무 힘들었지만, 반복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다 보니 그런대로 새로운 분야라 흥미도 있어 해 볼만 하였다. 4개월 공부하여 1차 시험은 턱거리로 붙었지만, 2차 시험은 주관식인지라 외워야 되는데 잘 안되니 머리에 쥐가 났다. 아무튼 그 시험도 그럭 저럭 보고 나니 3차는 실험이라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실험실에서 실습해 본 경험이 없는 난 책과 인터넷을 아무리 보아도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시험을 며칠 앞두고 대학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하는 걸 보고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 싶었는데 막상 시험장에서는 허둥대며 실수를 연발하여 낙방하고 말았다. 하지만 2.3차는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니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 다음 식품산업 기사시험에는 꼭 붙어야겠다.
(7) 단 월드에서 운동을 시작하다
딸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간다. 단학(丹學)이라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심신수련이 바탕이 되어 체계적으로 연구 발전한 수련이다. 이 센터에 다니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져 평생회원이 되었다.
(8) 오수창(외사촌)오빠 이승을 떠나다
엄마의 친정 큰 조카가 먼저 간 일은 엄마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까운 피붙이 중에서는 엄마보다 먼저 간 사람이 없어 복 많은 노인이라고 했었는데 참 안타깝다.
(9)외손녀 딸 서영이 수두하다
어린이 집에도 갈 수 없어 집에서의 하루하루가 너무 길다. 서영이 엄마 아빠가 모두 집을 비운 사이라 힘들지만 놀러 나간 게 아니므로 걱정할가봐 알리지도 않았다.
(10)참석할 송년회가 없다
갈 곳은 두 군데나 되지만 여건이 안 된다.서영이 엄마 아빠가 15일 입국하고 송년회는 두 군데 모두가 15일 똑 같은 날이니 참석할 수가 없다. 올해엔 송년회도 없이 조용히 보내야 하려나 보다.
2006년 12월 14일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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