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돼지해 정해년에는

2006.12.16 09:09

김학 조회 수:87 추천:18

행복의 돼지해 정해년에는
                                                            김 학


2007년 행복의 돼지해 정해년이 밝았다. 여느 해처럼 새해 첫날도 태양은 여전히 동쪽에서 떠올랐다. 마침내 희망과 설렘으로 맞은 새해가 밝은 것이다. 언제나 새해를 맞으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꿈을 갖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행복의 돼지해 정해년에는 사분오열되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우리 수필문단이 한 덩어리가 되어 모든 수필가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실둥실 원무(圓舞)를 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문인협회의 총회원수의 1/4에 이른 2천여 명이나 되는 수필가들이 한 덩어리가 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지금은 인원수로 보더라도 시인 다음으로 많은 게 수필가들이다. 앞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게 수필가들이다. 그러니 올해부터라도 우리 수필문단의 지도자들은 등치가 더 커지기 전에 수필가들을 한 덩어리로 묶는 일에 앞장섰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수필가들이 수준 높은 수필작품들을 빚어서 수필이 우리 문단의 대표적 문학장르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의 돼지해 정해년에는 모든 문인들의 소망대로 원고료가 대폭 인상되었으면 좋겠다. 스타로서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등 연예인들의 출연료와 문인들의 원고료가 비슷한 수준이 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한 달에 서너 편의 수필을 창작하면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원고료 수준이 되길 바란다. 수필작품 한 편의 원고료가 적어도 백만 원 정도는 되어야 할 게 아닌가? 문인이 은행에서 융자를 받으려 할 때는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실직자 취급을 받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겠다. 그런 날을 맞이하려면 문인이 발행하는 문예지부터 문인들의 공짜 원고를 게재하는 풍토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행복의 돼지해인 정해년에는 화합하는 문단, 정이 넘치는 문단, 패거리 없는 문단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문인협회 이사장단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는 이합집산으로 우리 문단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이전투구(泥田鬪狗) 풍토의 해로 변했다. 정치판보다 오히려 더 지저분하다는 느낌이다. 이는 문단권력을 쟁취하고자 하는 이른바 못된 문단 정치꾼들 탓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혼잡선거, 타락선거, 불법선거의 마지막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국문단의 명예를 회복하고 흐트러진 문단을 바로잡기 위하여 우리 수필가들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앞장서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학 약력
198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아름다운 도전> <실수를 딛고 살아온 세월> 등 수필집 9권, 펜문학상, 한국수필상, 동포문학상 본상, 영호남수필문학상 대상 등 다수 수상/전북수필문학회장,대표에세이문학회장,임실문협회장,전북문인협회 회장, 전북펜클럽 회장 역임/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