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신 세종대왕 전하께

2008.02.13 17:28

이의 조회 수:724 추천:2

위대하신 세종대왕 전하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목요반 이의




‘세종대왕 전하, 진심으로 감사하옵니다.’
  제가 요즈음 수필 공부를 하다보니 전하께서 만들어 주신 우리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글인지 새삼 알게 되었사옵니다. 그리하여 이렇게 전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의 IT강국으로 우뚝 설 수도, 컴퓨터 보급률 세계 1위가 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모두가 전하께서 만드신 한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하께서는 미래의 컴퓨터시대를 내다보신 듯 컴퓨터 맞춤형으로 글자를 만드셨습니다. 컴퓨터 아닌 원고지에다 글을 쓴다면 너무 힘들어 못할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가 지우기도 쉽고, 붙이기도 마음대로라 너무 편리합니다. 글자가 반듯반듯하여 보기도 좋고, 쓰기도 편하며, 읽기도 쉬운데다, 다양한 서체, 그리고 풍부한 표현능력까지 갖고 있으니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크옵니다.

세계 어느 나라 문자도 우리 한글만큼 컴퓨터에 적합한 문자는 없다고 하옵니다. 한자보다는 7배나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세계가 놀랄 정도지요.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고, 그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전자산업을 리드해 나가고 있지요. 유네스코는 세계 400개 문자 가운데 우리 한글을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옵니다.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는 나라에 문자를 보급한다면 한글이 가장 적합하다고 하옵니다. 세계의 문자 가운데 유일무이하게 글자를 만든 내력이 있으며 과학적인 문자인지라 머지 않아 우리 한글이 세계의 언어가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훌륭한 언어와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답게 우리민족은 글을 모르는 백성이 거의 없다하옵니다. 훈민정음(한글)을 만드신 전하께서도 매우 흐뭇하시리라 사려되옵니다.

지금 세상은 영어가 만국공통어라 영어를 못하면 불이익을 많이 당하옵니다. 그러다 보니 전하의 백성 가운데서 영어권 나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숫자가 해마다 늘어 외화 유출도 매우 심각하옵니다. 우리 말의 어순이 영어와 달라서 영어를 익히기 어려운 것이 하나의 이유이기는 하옵니다. 하지만 사실은 경제적으로 살만 하니까 자녀들을 외국으로 보내지 가난하면 어떻게 보낼 수 있겠사옵니까?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영어를 익히는 일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외국에 나가서 공부한 일이 없는 사람 가운데서도 미국 사람 못지 않게 영어를 잘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사실 필요한 사람만 영어를 잘하면 되지 국민 모두에게 영어 사용을 의무화시킨다는 건 넌센스가 아닐까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바뀌는 새 정권은 초등학교부터 영어로 수업을 하게 한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옵니다. 적어도 백년은 내다보고 교육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말입니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것을 지키지 않고 무조건 남의 것만 따라간다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은 어쩔 것이며 정체성은 어디 가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자기 것에 대한 긍지가 없는 민족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업신여기고 무시할 것은 뻔한 일이지요. 당장 급한 것만 생각했지 미래에 닥칠 여파는 남의 나라 일인 줄 아나 보옵니다.

미국에서 낳아 미국에서 교육 받은 이민 2세들이 영어를 잘해 취직하는데 유리할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라 하옵니다. 면접에서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하느냐고 했더니 읽을 줄은 안다고 했답니다. 자기 모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지요.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한나라당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잘 해보고 싶은 마음에 서두르다가 일어난 시행착오라고 생각하옵니다. 잘 해보려고 하는 것은 좋지만 우리말인 한글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영어를 잘해야 빛이 나지 제 나라 말과 글도 제대로 못하고 영어만 잘 한다면 어떻게 되겠사옵니까? 자칫 잘못하면 우리나라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옵니다.

중국의 동북아공정,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 등으로 고대 역사 바로 찾기 국학운동이 한창인 요즘입니다. 모든 국민의 '영어로 말하기운동'은 백 번 생각해도 옳은 일이 아닌 듯합니다. 나라의 근본이 튼실해야 백성이 가슴 펴고 떳떳이 세계인으로 살 것이며, 우리의 언어가 있어야 세계 속의 일원으로 평등하게 살 수 있을 것이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대학까지 나와도 입을 벙긋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는 하옵니다. 그래도 필요한 사람들은 스스로 배우고 익혀서 자신과 나라를 위하여 세계를 누비고 있지 않사옵니까? 필요한 사람은 어느 나라 언어든지 배우고 익히면 된다고 생각하옵니다.

세종대왕 전하! 지금 저승에 계셔도 무척 답답하고 화가 나실 줄 아옵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주신 보물 같은 한글이란 유산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어리석은 후손들 때문에 한글의 위상이 흔들리게될까 걱정되기도 하실 것이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오니 안심하시옵소서. 한글을 사랑하는 저희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는 세계 제일의 문자인 한글을 갖고 있음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옵니다. 우리 후손들은 물려받은 그 한글을 더욱 갈고 닦아 세계적인 문자로 가꾸어나갈 것이옵니다. 그래서 전하의 치적을 온 세계인들이 흠모하며 자랑스럽게 한글을 배우도록 할 줄 아옵니다. 존경하옵는 세종대왕 전하, 이제 걱정 놓으시고 평안히 쉬시옵소서! 잠시나마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옵나이다.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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