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에서 퀸즈타운 가는 길
2008.02.14 10:12
크라이스처치에서 퀸즈타운 가는 길
-뉴질랜드 남섬 탐방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윤 상 기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 크라이스처치는 새벽5시가 되니 동이 트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한여름으로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지는 나라다. 여름 여행자에게는 이곳 풍경을 하루 16시간 이상 구경할 수 있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오늘 여행일정은 퀸즈타운까지 500㎞를 이동해야하는 강행군이다. 버스 속에서 보는 크라이스처치는 깨끗하며 소박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유럽의 어느 고장을 옮겨놓은 듯 한 고딕식 건축 양식으로 전통적인 향수가 물씬 풍기는 도시였다.
도시를 벗어난 버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동부평야를 계속 달렸다. 평야지대는 온통 목장용지다. 수많은 양들과 소의 무리가 풀밭을 서성이며 풀을 뜯고 있었다.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고 긴 파이프에 바퀴달린 물뿌리개가 초지에 물을 뿌려주는 모습이 신비했다. 이곳 동부 지역은 강우량이 많은 서부지역과 달라 연중 600~700㎜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이다. 초지에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햇빛에 뿌리가 말라 죽는다고 한다. 이곳 기후와 온도는 풀이 자라기에 알맞아 우리나라 풀보다 3~4배나 빠른 성장속도로 자란단다. 목축을 하기에는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진 나라다.
버스가 2시간을 달린 뒤에야 에시버틴이라는 소도시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목재, 육포, 약용 꿀(마누카), 녹용 집산지라고 한다. 상점에서 커피타임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눈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혹시 내가 잘못 보았나, 내 눈을 의심하고 재차 확인했다.
“어이, 친구!”
갑작스런 내 부름에 친구는 깜짝 놀라며,
“어, 여기는 어떻게 왔어?”
“야, 친구 몰래 뒤따라왔지.”
먼저 친구를 발견한 나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이역만리 지구촌에서 친구도 뉴질랜드를 여행하고 있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우연이었다. 우린 반가운 마음에 서로 두 팔을 벌려 어깨를 감싸며
“야! 이렇게 세계가 좁은 줄 몰랐다.”
우리의 만남을 자축하는 웃음소리가 그곳 뉴질랜드 하늘에 번지고 있었다.
버스가 헐떡거리며 높은 산 고개를 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서부로 진입하는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산맥줄기다. 남반구 알프스라는 명칭으로 불릴 만큼 험준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으로 이 산맥들은 남섬의 서쪽으로 치우쳐 남북방향으로 뻗어있다. 산들은 나무가 없는 바위산이다. 머리를 풀어헤친 누런 잡초들만 이곳의 주인인 듯 사방 천지에 번져있었다.
멀리 옥색 데카포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내려 옥빛이 되다 못해 옥빛과 밀크를 섞은 물색 밀키블루(Milky Blue)로 표현되는 호수로 달려갔다. 호수는 거울과 같이 잔잔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다. 우두거니 호수에 서서 이 강에 세 종류만 산다는 송어와 장어, 연어의 모습이 혹시나 보일까 하여 두리번거렸다. 이러한 내 모습이 강물에 물그림자로 투영投影되어 잔잔한 물결에 번지고 있었다.
맥킨지 컨추리 평원을 달리다보니 은빛으로 빛나는 마운틴 쿡(Mount Cook 해발3574m)산의 눈부신 모습이 보였다. 뉴질랜드의 30개가 넘는 높은 산들이 대부분 마운틴 쿡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고 한다. 여러 산에서 흘러내리는 빙하는 호수를 이루는데, 이곳을 대표하는 호수가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다. 마운틴 쿡 산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호수 전경과 만년설로 덮어진 웅장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위의 산들과 조화를 이룬 옥빛의 호수에서 바라보는 산은, 한여름인데도 하얀 설산이어서 신기하다 못해 경이로운 모습으로 보였다. 맑은 날 저녁 무렵 푸카키 호수에 서면 하늘이 연 파랑, 핑크, 오렌지, 보라색으로 바뀌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선한 양치기 교회와 양몰이 개의 동상이 우리를 반겼다. 뉴질랜드 개발초기 이곳 이남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한다. 남방 한계선으로 영국의 개척자들은 이곳에 교회를 세우고 양들을 키울 초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교회 옆에 양몰이 개의 동상이 있는데 동상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개가 없었다면 목장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곳에서는 양치기 개 세 마리가 양 3,000마리를 관리한다고 한다. 인력이 부족한 이곳에서 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마운틴 쿡 산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로 유명하고,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산을 처음 정복한 영국의 힐러리 경이 이곳에서 등반훈련을 했던 산이다. 우리가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오클랜드에서 힐러리 경이 운명하여 국장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 TV에 방영되고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노래방기기 첫 화면에 나타나는 산이 마운틴 쿡 산이었다.
맥킨지 컨추리 평원에 펼쳐진 대자연은 사막이나 다름없는 땅이었다. 온통 바위로 나무 한그루 서있지 않은 잡초들의 천국이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산에 가시나무가 보이기 시작하고 차츰차츰 큰 숲이 나타나며 계곡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민둥산을 지나 작은 호수 옆에 농촌 도시 크롬웰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농부들이 정착하여 이룬 체리와 포도, 살구의 과수농장이다. 체리와 살구를 수확하는 철인 듯했다. 여름 일조량이 풍부한 이곳 과일은 맛이 아주 좋다. 포도 맛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포도보다 월등히 당도가 높았다. 처음으로 맛보는 체리 맛은 너무 달콤하여 여행에 지친 우리들의 갈증을 해소하여 주었다.
산 아래 깊은 계곡엔 만년설의 빙하가 녹아 급류를 이루며 흐르고 있었다. 여기가 와카디프 호수로 흐르는 카와라우 강줄기다. 이곳에 세계 최초의 43m높이의 번지 점프대가 있었다. 사람들이 200불의 돈을 내고 계곡으로 떨어지는 스릴을 즐기고 있었다. 삶 속에서 자기만의 여유와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 그들의 도전하는 삶 속에 미래가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했다.
사금 채취장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그림 같은 와카디프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이 많은 세계인들이 여행하고 싶어 하는 관광도시요, 휴양도시인 퀸즈타운이다. 이곳은 남섬 최고의 비경, 피오르드 국립공원 밀 포트 사운드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하다.
-뉴질랜드 남섬 탐방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윤 상 기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 크라이스처치는 새벽5시가 되니 동이 트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한여름으로 밤 10시가 되어야 해가 지는 나라다. 여름 여행자에게는 이곳 풍경을 하루 16시간 이상 구경할 수 있는 보너스가 주어진다.
오늘 여행일정은 퀸즈타운까지 500㎞를 이동해야하는 강행군이다. 버스 속에서 보는 크라이스처치는 깨끗하며 소박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유럽의 어느 고장을 옮겨놓은 듯 한 고딕식 건축 양식으로 전통적인 향수가 물씬 풍기는 도시였다.
도시를 벗어난 버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동부평야를 계속 달렸다. 평야지대는 온통 목장용지다. 수많은 양들과 소의 무리가 풀밭을 서성이며 풀을 뜯고 있었다.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고 긴 파이프에 바퀴달린 물뿌리개가 초지에 물을 뿌려주는 모습이 신비했다. 이곳 동부 지역은 강우량이 많은 서부지역과 달라 연중 600~700㎜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이다. 초지에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햇빛에 뿌리가 말라 죽는다고 한다. 이곳 기후와 온도는 풀이 자라기에 알맞아 우리나라 풀보다 3~4배나 빠른 성장속도로 자란단다. 목축을 하기에는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진 나라다.
버스가 2시간을 달린 뒤에야 에시버틴이라는 소도시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목재, 육포, 약용 꿀(마누카), 녹용 집산지라고 한다. 상점에서 커피타임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눈에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혹시 내가 잘못 보았나, 내 눈을 의심하고 재차 확인했다.
“어이, 친구!”
갑작스런 내 부름에 친구는 깜짝 놀라며,
“어, 여기는 어떻게 왔어?”
“야, 친구 몰래 뒤따라왔지.”
먼저 친구를 발견한 나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이역만리 지구촌에서 친구도 뉴질랜드를 여행하고 있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우연이었다. 우린 반가운 마음에 서로 두 팔을 벌려 어깨를 감싸며
“야! 이렇게 세계가 좁은 줄 몰랐다.”
우리의 만남을 자축하는 웃음소리가 그곳 뉴질랜드 하늘에 번지고 있었다.
버스가 헐떡거리며 높은 산 고개를 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서부로 진입하는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산맥줄기다. 남반구 알프스라는 명칭으로 불릴 만큼 험준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으로 이 산맥들은 남섬의 서쪽으로 치우쳐 남북방향으로 뻗어있다. 산들은 나무가 없는 바위산이다. 머리를 풀어헤친 누런 잡초들만 이곳의 주인인 듯 사방 천지에 번져있었다.
멀리 옥색 데카포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내려 옥빛이 되다 못해 옥빛과 밀크를 섞은 물색 밀키블루(Milky Blue)로 표현되는 호수로 달려갔다. 호수는 거울과 같이 잔잔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갔다. 우두거니 호수에 서서 이 강에 세 종류만 산다는 송어와 장어, 연어의 모습이 혹시나 보일까 하여 두리번거렸다. 이러한 내 모습이 강물에 물그림자로 투영投影되어 잔잔한 물결에 번지고 있었다.
맥킨지 컨추리 평원을 달리다보니 은빛으로 빛나는 마운틴 쿡(Mount Cook 해발3574m)산의 눈부신 모습이 보였다. 뉴질랜드의 30개가 넘는 높은 산들이 대부분 마운틴 쿡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고 한다. 여러 산에서 흘러내리는 빙하는 호수를 이루는데, 이곳을 대표하는 호수가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다. 마운틴 쿡 산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호수 전경과 만년설로 덮어진 웅장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위의 산들과 조화를 이룬 옥빛의 호수에서 바라보는 산은, 한여름인데도 하얀 설산이어서 신기하다 못해 경이로운 모습으로 보였다. 맑은 날 저녁 무렵 푸카키 호수에 서면 하늘이 연 파랑, 핑크, 오렌지, 보라색으로 바뀌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선한 양치기 교회와 양몰이 개의 동상이 우리를 반겼다. 뉴질랜드 개발초기 이곳 이남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한다. 남방 한계선으로 영국의 개척자들은 이곳에 교회를 세우고 양들을 키울 초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교회 옆에 양몰이 개의 동상이 있는데 동상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개가 없었다면 목장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곳에서는 양치기 개 세 마리가 양 3,000마리를 관리한다고 한다. 인력이 부족한 이곳에서 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마운틴 쿡 산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로 유명하고,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산을 처음 정복한 영국의 힐러리 경이 이곳에서 등반훈련을 했던 산이다. 우리가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오클랜드에서 힐러리 경이 운명하여 국장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 TV에 방영되고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노래방기기 첫 화면에 나타나는 산이 마운틴 쿡 산이었다.
맥킨지 컨추리 평원에 펼쳐진 대자연은 사막이나 다름없는 땅이었다. 온통 바위로 나무 한그루 서있지 않은 잡초들의 천국이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산에 가시나무가 보이기 시작하고 차츰차츰 큰 숲이 나타나며 계곡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민둥산을 지나 작은 호수 옆에 농촌 도시 크롬웰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농부들이 정착하여 이룬 체리와 포도, 살구의 과수농장이다. 체리와 살구를 수확하는 철인 듯했다. 여름 일조량이 풍부한 이곳 과일은 맛이 아주 좋다. 포도 맛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포도보다 월등히 당도가 높았다. 처음으로 맛보는 체리 맛은 너무 달콤하여 여행에 지친 우리들의 갈증을 해소하여 주었다.
산 아래 깊은 계곡엔 만년설의 빙하가 녹아 급류를 이루며 흐르고 있었다. 여기가 와카디프 호수로 흐르는 카와라우 강줄기다. 이곳에 세계 최초의 43m높이의 번지 점프대가 있었다. 사람들이 200불의 돈을 내고 계곡으로 떨어지는 스릴을 즐기고 있었다. 삶 속에서 자기만의 여유와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 그들의 도전하는 삶 속에 미래가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했다.
사금 채취장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그림 같은 와카디프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이 많은 세계인들이 여행하고 싶어 하는 관광도시요, 휴양도시인 퀸즈타운이다. 이곳은 남섬 최고의 비경, 피오르드 국립공원 밀 포트 사운드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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