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저녁 산책길

집 앞, 야자나무 밑에  

벌거벗은 아기 새 한 마리

미처 눈을 뜨지 못한 채 죽어있다.

 

아니, 이를 어쩌나

내가 쩔쩔매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던

그이, 조심스레 종이로 감싸

길가 쓰레기통에 넣으며

숙연해진다

 

저 죽은 아기 새 어미의

심정은 어땠을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잠시 아이를 잃고

내 눈이 뒤집혔던 그때가 생각나서

주위를 돌아보고, 나무 위도 살펴보지만

어미 새는 보이지 않고

  

노을 짙어가는 하늘에

서녘 햇빛을 받으며 날아가는

한 무리의 새떼, 그러기에

생존이 더욱 축복이라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짝반짝 땅 위에 빛을 뿌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0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61
949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314
948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133
947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70
»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75
945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328
944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43
943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150
942 부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17 126
941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62
940 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24 162
939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206
938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90
937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121
936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119
935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118
934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64
933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106
932 기타 시인이여, 너를 써라-곽상희 서신 미주문협 2019.02.21 176
931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200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