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하고 싶은 사람
2008.05.06 07:42
칭찬하고 싶은 사람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병규
집에 머물기 아깝도록 화창한 봄날이었다. 꽃바람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내가 자가용처럼 애용하는 시내버스에 올랐다. 시내버스를 타면 모악산에 갈 수 있고, 금산사도 갈 수 있으며, 벚꽃이 아름다운 송광사도 갈 수 있다. 전주 주변은 어느 곳에 가도 자연의 풍경이 아름다워 고향 언덕 같은 정을 느끼고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다. 싱그러운 산야의 유혹에 끌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벗어난 듯 도로엔 자가용으로 가득했다. 날마다 치솟는 기름값이 부담되련만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큰 지출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여행할 수 있어 나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자가용처럼 이용한다.
버스 안에는 입석한 사람이 없었으나 빈 좌석도 없었다. 차에 오르자 젊은 기사님이 웃음 띤 얼굴로 “어르신! 어서 오십시오. 제 차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마치 고급 음식점의 지배인처럼 깍듯이 인사를 했다. 차에 오를 때 얼굴만 빤히 바라보는 기사와는 크게 대조적이었다. 기사님의 인사를 받고나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엉거주춤 서있자 곱상한 젊은 여인이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찮으니 앉아서 가시라는데도 기어코 자리를 비워주었다.
보통사람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는 노인을 공영하고 질서가 바로 섰으며, 따뜻한 정이 흘러서 좋다. 자리를 양보한 여인의 얼굴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잠시 뒤 어린 학생이 차에 올랐다. “학생, 어서오세요.” 기사님이 또 인사를 했다. 허리가 굽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힘들게 차에 올랐다. 역시 기사님은 “할머니, 조심해서 타세요.”라며 인사를 했다. 기사님은 버스를 타는 사람마다 거르지 않고 인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내리는 손님에게도 “손님,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인사를 했다. 기사님의 친절한 인사에 차 안은 따뜻한 정이 흐르고 밝은 분위기로 가득했다.
친절의 의미에 높은 가치를 두고 싶다. 괴로울 때나 힘들 때 친절을 실천하기란 인격수양이 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삶에는 평온만 계속되는 게 아니라 괴롭고 힘겨울 때가 많다. 나는 비록 노년에 이르렀지만 못다 갖춘 인격을 길러 품위 있는 사람이 되려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나가 수필공부를 계속한다. 수필공부는 용광로처럼 마음의 때를 모두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교수님은 강의시간마다 칭찬거리를 찾아 아낌없이 칭찬하라는 과제를 준다. 칭찬은 상대방의 선행을 격려하고 용기를 부어주는 보약이다. 칭찬은 선행을 더 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는 까닭에 좋은 세상을 건설하는데 큰 힘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나와 관계가 없는 일은 외면하고 살아온 것이 나의 생활태도였다. 교수님의 과제로 인하여 칭찬의 능력을 깨달았다는 것이 솔직한 나의 고백이다. 분별력 있는 칭찬이 나이 든 나의 의무로 알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칭찬운동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의 아낌없는 칭찬은 친절한 기사님의 생활에 보약이 될 것이다.
사람마다 성품이 다르고 행실이 또한 다르다. 다가가면 인간의 향기가 나고 정이 넘치며 포근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정과 사랑이 넘치고 친절하다. 어떤 사람은 접근해도 맹물같이 무덤덤한 사람이 있다. 친절미가 덜하고 인간미가 없는 사람이다. 성품이 괴팍하여 가까이 가기가 두려운 사람도 있다. 아주 인간미가 없는 각박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나는 이 세 부류에 어떤 사람일까? 이전의 생활 태도를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할 내용들이 많다. 인간의 향기가 나고 정이 넘치며,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을 돌아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의 개선점을 찾아 새롭게 살아야겠다고 깨달았다.
차에 올랐다 내리면 그만인 것을, 일일이 인사하는 기사님의 정겨운 모습이 아름다웠다. 운전 중 아슬아슬하게 위험한 순간도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릴 때 신경 쓰일 일도 많을 것이다. 그 복잡한 생활의 연속에서도 친절이란 은혜의 보물단지를 끌러 정으로 대하는 기사님에게 나는 마음껏 칭찬해 주고 싶었다.
친절은 정으로 이어지고 정은 사랑과 인연으로 연결되어 아름답고 값진 사회를 이룬다. 친절처럼 값진 보물이 또 있을까? 마음이 곱고 정이 두터우며 정의감이 있는 사람은 친절하다. 모든 사람들이 친절을 생활화한다면 보다 정이 넘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친절이 보물이라면 칭찬은 친절이란 보물을 대량 생산하는 위대한 창조의 주역이다. 친절과 칭찬거리가 많은 세상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신바람 나는 세상이 아닐까? 친절한 그 시내버스기사님의 밝은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2008. 5. 3.)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병규
집에 머물기 아깝도록 화창한 봄날이었다. 꽃바람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내가 자가용처럼 애용하는 시내버스에 올랐다. 시내버스를 타면 모악산에 갈 수 있고, 금산사도 갈 수 있으며, 벚꽃이 아름다운 송광사도 갈 수 있다. 전주 주변은 어느 곳에 가도 자연의 풍경이 아름다워 고향 언덕 같은 정을 느끼고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다. 싱그러운 산야의 유혹에 끌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벗어난 듯 도로엔 자가용으로 가득했다. 날마다 치솟는 기름값이 부담되련만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큰 지출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여행할 수 있어 나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자가용처럼 이용한다.
버스 안에는 입석한 사람이 없었으나 빈 좌석도 없었다. 차에 오르자 젊은 기사님이 웃음 띤 얼굴로 “어르신! 어서 오십시오. 제 차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마치 고급 음식점의 지배인처럼 깍듯이 인사를 했다. 차에 오를 때 얼굴만 빤히 바라보는 기사와는 크게 대조적이었다. 기사님의 인사를 받고나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엉거주춤 서있자 곱상한 젊은 여인이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찮으니 앉아서 가시라는데도 기어코 자리를 비워주었다.
보통사람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는 노인을 공영하고 질서가 바로 섰으며, 따뜻한 정이 흘러서 좋다. 자리를 양보한 여인의 얼굴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잠시 뒤 어린 학생이 차에 올랐다. “학생, 어서오세요.” 기사님이 또 인사를 했다. 허리가 굽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힘들게 차에 올랐다. 역시 기사님은 “할머니, 조심해서 타세요.”라며 인사를 했다. 기사님은 버스를 타는 사람마다 거르지 않고 인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내리는 손님에게도 “손님,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인사를 했다. 기사님의 친절한 인사에 차 안은 따뜻한 정이 흐르고 밝은 분위기로 가득했다.
친절의 의미에 높은 가치를 두고 싶다. 괴로울 때나 힘들 때 친절을 실천하기란 인격수양이 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삶에는 평온만 계속되는 게 아니라 괴롭고 힘겨울 때가 많다. 나는 비록 노년에 이르렀지만 못다 갖춘 인격을 길러 품위 있는 사람이 되려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나가 수필공부를 계속한다. 수필공부는 용광로처럼 마음의 때를 모두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교수님은 강의시간마다 칭찬거리를 찾아 아낌없이 칭찬하라는 과제를 준다. 칭찬은 상대방의 선행을 격려하고 용기를 부어주는 보약이다. 칭찬은 선행을 더 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는 까닭에 좋은 세상을 건설하는데 큰 힘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나와 관계가 없는 일은 외면하고 살아온 것이 나의 생활태도였다. 교수님의 과제로 인하여 칭찬의 능력을 깨달았다는 것이 솔직한 나의 고백이다. 분별력 있는 칭찬이 나이 든 나의 의무로 알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칭찬운동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의 아낌없는 칭찬은 친절한 기사님의 생활에 보약이 될 것이다.
사람마다 성품이 다르고 행실이 또한 다르다. 다가가면 인간의 향기가 나고 정이 넘치며 포근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정과 사랑이 넘치고 친절하다. 어떤 사람은 접근해도 맹물같이 무덤덤한 사람이 있다. 친절미가 덜하고 인간미가 없는 사람이다. 성품이 괴팍하여 가까이 가기가 두려운 사람도 있다. 아주 인간미가 없는 각박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나는 이 세 부류에 어떤 사람일까? 이전의 생활 태도를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할 내용들이 많다. 인간의 향기가 나고 정이 넘치며,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을 돌아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의 개선점을 찾아 새롭게 살아야겠다고 깨달았다.
차에 올랐다 내리면 그만인 것을, 일일이 인사하는 기사님의 정겨운 모습이 아름다웠다. 운전 중 아슬아슬하게 위험한 순간도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릴 때 신경 쓰일 일도 많을 것이다. 그 복잡한 생활의 연속에서도 친절이란 은혜의 보물단지를 끌러 정으로 대하는 기사님에게 나는 마음껏 칭찬해 주고 싶었다.
친절은 정으로 이어지고 정은 사랑과 인연으로 연결되어 아름답고 값진 사회를 이룬다. 친절처럼 값진 보물이 또 있을까? 마음이 곱고 정이 두터우며 정의감이 있는 사람은 친절하다. 모든 사람들이 친절을 생활화한다면 보다 정이 넘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친절이 보물이라면 칭찬은 친절이란 보물을 대량 생산하는 위대한 창조의 주역이다. 친절과 칭찬거리가 많은 세상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신바람 나는 세상이 아닐까? 친절한 그 시내버스기사님의 밝은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200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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