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라 정신'을 갖자

2008.05.10 18:45

김학 조회 수:722 추천:2

<행촌수필 13호 격려사>  ‘나를 따르라 정신’을 갖자
                                                                            지도교수 김 학


행촌수필문학회가 열세 번째 동인지 ‘행촌수필’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세월이 흐르면서 더불어 ‘행촌수필’의 나이테도 자꾸 불어난다. 머지않아 ‘행촌수필’이란 나무도 고향 마을 앞 정자나무처럼 우람한 자태를 보여주게 되리라 믿는다. 한없이 자랑스럽다.
그 동안 이 ‘행촌수필’이란 씨앗을 심고 싹이 나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때로는 물과 거름도 주며 얼마나 애써 가꾸어 왔던가? 이 나무는 우리 행촌수필문학회 식구들의 사랑을 먹고 이만큼 자랐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이 ‘행촌수필’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지금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회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존 팀펄리는 현대사회를 ‘누구를 아느냐’ 즉‘ Know Who'시대라고 했다. 이것은 ’누구를 아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행촌수필문학회‘ 같은 단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사실 지금은 ’마당발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유능하고 영향력이 큰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 하는 것은 개인이 살아가는데 또는 단체를 움직이는데 큰 보탬이 되기 마련이다.
존 팀펄리는 미국 보스톤대학에서 7세 어린이 450명의 일생을 40년 간 추적한 결과 성공과 출세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요인 세 가지를 찾아냈다. 첫째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 둘째는 좌절을 극복하는 태도, 셋째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친화력과 오뚝이정신 그리고 감정 컨트롤 능력을 갖춘 사람의 성공확률이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또 우리 단체는 이 세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었는지 또는 어느 것이 모자란 지 되돌아 볼 일이려니 싶다.
민주주의는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다. 크게는 대통령선거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은 물론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도 선거로 뽑고, 교육감과 고육위원, 농수축협 조합장도 선거로 적격자를 뽑는다. 심지어는 각급 학교의 학생회회장도 선거로 선출한다. 선거가 생활화된 셈이다.
어떤 선거든 선거에 나서려면 우선 지명도가 높아야 한다. 지명도가 높다는 것은 이를 테면 마당발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다. 마당발이 되려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얼굴과 마음 그리고 능력을 알려야 한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를 알린다는 것은 곧 새로운 인연 맺기나 다를 바 없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맺어야 마당발이 될 수 있고, 그래야 선거에서도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지금은 고무신을 돌리던 고무신 선거도 지났고, 돈 봉투를 돌리던 돈 선거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직 그 돈의 꼬리가 완전히 잘리지는 않았지만 선거문화가 옛날과는 크게 달라진 게 사실이다.
행촌수필문학회는 짧은 연륜인데도 장족의 발전을 한 수필동인단체다. 그 동안 회원들의 마당발정신과 인연 쌓기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일부 회원들의 참여정신이 약해지고 있어서 아쉽다. 그건 바로 수필에 쏟아야 할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정신이 줄어드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육군 소위로 임관한 다음 보병학교에서 16주 보수훈련을 받을 때 군복 왼쪽 팔뚝 상단에 ‘나를 따르라’란 구호를 써 붙인 적이 있었다. 앞으로 전방 소대장으로 부임하여 40여 명의 사병들을 진두지휘해야 할 장교들이기에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그런 구호를 사용했을 것이다. 42년 전의 경험이지만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구호는 책임감을 깨닫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나를 따르라 정신’은 육군 소위 뿐만 아니라 모든 지도층 인사들이 갖춰야할 덕목이려니 싶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그 ‘나를 따르라 정신’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나를 따르라 정신’을 지킨다면 우리 사회가 이처럼 어지럽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법을 어길지라도 너희들은 법을 지켜라!”
라고 한다면 누가 그 말을 따르겠는가?
수필가들의 모임인 행촌수필문학회 회원들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니만큼 모름지기 ‘나를 따르라 정신’을 생활화하라고 당부 드리고 싶다. 그리하여 내가 다른 회원들보다 먼저 회원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어떻게 하면 행촌수필문학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 생각하며 행동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것은 곧 행촌수필문학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행촌수필문학회가 발전하면 회원인 자신도 더불어 발전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행촌수필문학회의 양양할 앞날에 기대를 걸며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