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소리 / 박영호
2008.09.09 02:58
강물 소리
한 줄기의 햇살과 조각 구름과
한 줌의 흙과
그리고 한 자락의 바람이
모두 함께 소리없이 키워내는
꽃이 없는 한 풀잎까지도
모두가 그들이 그들대로 피워내는
하나의 꽃이다
대지 위의 모든 것들이
자신들을 위해 있지않고
늘 남을 위한 모습으로만 살아온
하늘의 몸짓이어서
그들은 우리보다 더 신에 가까이 있느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하늘을 기웃거려
당신에게 다가서기를 바라지만
당신은 어쩌면 저 대지 위에 살고 있고
우리집 뒷뜰 나무 속에서도
숨쉬고 계신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분의 가족이 되는 길은
강가에 나가 앉아
조용히 강물 소리에 귀기울이고
그 강물을 따라 사는 것이
그분을 찾아가는
바른 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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